노트북 키보드 위는 반려묘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일 것이다.

왜 고양이가 노트북에 집착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고양이가 인간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는데, 이에 따르면 인간의 타이핑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과학전문 매체인 BBC 사이언스 포커스는 고양이 행동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영국 리버풀대학의 동물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샌즈 박사는 반려묘들이 타이핑을 모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집사가 정작 고양이를 유혹하기 위해 노트북을 내밀어도 시큰둥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일치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짐작하는 노트북의 '따뜻함'도 주요한 이유는 아니라고 밝혔다. 샌즈 박사는 "고양이들은 분명히 따뜻한 곳을 좋아한다"며 "하지만 라디에이터 옆에 앉지 않는 이유로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pixabay>

대신 온도보다 냄새가 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양이의 후각은 엄청나게 뛰어나며, 키보드에서 사람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그리고 샌즈 박사는 “사람의 향기를 느끼는 것은 결국 '소유'에 관한 문제"라며 "노트북 위를 점령하고 있으면 고양이가 '내가 너를 소유한다'라고 말하는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사람들은 반려묘가 몸을 비비거나 반대로 반려묘를 만져주는 것이 애정을 표현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반려묘에게는 자신이 집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표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는 인간에게 길들여져온 반려견들과는 달리, 고양이는 쥐를 잡기 위해 키워졌으며 아직도 혼자 행동하는 야성의 습관이 남았기 때문이다.

결국 노트북 위를 점령하는 반려묘의 행동은 걱정할 일이 아니며, 고양이의 건강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샌즈 박사는 설명했다. 단지 너무 많이 작업에 방해를 받는다면, 노트북을 정기적으로 청소해 열 발생을 줄일 것을 권했다.

반대로 반려묘가 노트북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도 별 이유는 없다고 샌즈 박사는 말했다. "아마도 고양이가 당신과 집에 있는 모든 것을 이미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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