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월드컵에서 노르웨이의 8강을 이끈 공격수 엘링 홀란(25)이 연일 화제다. 홀란의 조국은 12일 벌어진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패해 월드컵을 마감했지만 리오넬 메시(39, 아르헨티나), 킬리언 음바페(27, 프랑스)와 득점왕 경쟁을 벌인 홀란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들려온다.
홀란이 하루 음식물로 섭취하는 어마어마한 열량도 재조명됐다. 홀란은 하루에 무려 약 6000㎉의 열량을 달걀과 생선, 육류, 우유, 꿀 등 비교적 가공이 덜 된 식품을 중심으로 채운다.
대체 왜 그렇게 많이 먹을까. 사람이 하루 소비하는 에너지는 기초대사량과 음식 소화에 필요한 에너지, 일상생활 및 운동으로 쓰는 에너지로 나뉜다. 홀란처럼 키 195㎝에 근육량이 많은 선수는 가만히 있어도 일반인보다 에너지를 더 소비한다. 여기에 기초 체력 훈련과 축구 기술을 유지하기 위한 트레이닝이 반복된다.
축구는 90분 동안 걷기와 조깅, 전력 질주, 방향 전환, 점프와 몸싸움이 반복되는 고강도 스포츠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이는 움직임은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빠르게 소모한다. 선수들이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경기력뿐 아니라 다음 훈련을 위한 회복도 늦어진다.
2022년 조사 보고서 ‘남자 축구선수의 에너지 요구량과 영양 전략(Energy requirements and nutritional strategies for male soccer players: A review and suggestions for practice)’을 보면, 선수들의 하루 필요 열량은 훈련일 약 2200~3000㎉, 훈련과 경기일을 모두 포함한 관찰 기간 약 3100~3900㎉였다. 운동량과 신체조건, 포지션에 따라 개인차는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들을 이중표지수법으로 조사한 2017년 연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수의 에너지 섭취와 소비: 탄수화물 주기화의 근거(Energy intake and expenditure of professional soccer players of the English Premier League: Evidence of carbohydrate periodization)’도 유명하다. 이 연구에서 시즌 중 훈련과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의 하루 에너지 소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이중표지수법은 체내에서 수소와 산소 동위원소가 빠져나가는 속도를 측정해 실제 생활 중 에너지 소비량을 추적하는 방법이다.
홀란의 하루 섭취 열량이 정말 6000㎉라면, 일반 축구선수 연구에서 확인된 평균 수치보다 훨씬 높다. 거대한 체격과 훈련량뿐 아니라 경기 일정, 근육량 유지, 회복 과정까지 반영된 개인 맞춤형 섭취량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몸이 소비하지 못한 에너지다. 일반 성인의 하루 에너지 필요량은 성별과 나이, 체중, 활동량에 따라 다른데, 남성은 약 2500㎉, 여성은 약 2000㎉가 최대치다. 홀란처럼 먹었다간 남성 기준 매일 약 3500㎉ 안팎의 에너지가 남는다.
남는 열량은 어떻게 될까. 탄수화물 일부는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으로 저장되고, 글리코겐 1g에는 물이 함께 붙는다. 이 때문에 과식을 시작하면 지방뿐 아니라 글리코겐과 수분 증가로 체중계 숫자가 빠르게 올라간다.
저장 공간을 넘은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결국 체지방으로 전환된다. 미국 페닝턴생의학연구센터(PBRC)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8주간 필요량보다 많은 음식을 제공한 실험에서 참가자 체중이 평균 5.3㎏ 증가했다고 2014년 발표했다. 약 3.5㎏은 체지방, 약 1.8㎏은 제지방량이었다.
고열량 식사는 간과 뇌의 대사 반응에도 영향을 준다. 독일 튀빙겐대학교는 단기간 고열량 식사가 정상 체중 남성의 뇌 인슐린 반응에 미치는 영향을 2025년 발표했다. 건장한 남성 29명을 모은 연구팀은 닷새 동안 평소 식단에 초콜릿과 감자칩 등 고지방·고당분 가공식품을 제공하고 하루 1200㎉를 추가 섭취하게 했다.
피실험자들의 체중과 말초 인슐린 감수성에는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고열량 식사를 한 집단에서는 간 지방이 증가했고 뇌가 인슐린에 반응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일부 변화는 평상시 식단으로 돌아간 뒤에도 이어졌다.
인슐린은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동시에 뇌에서 식욕과 보상, 에너지 사용을 조절하는 신호로 작용한다. 뇌의 인슐린 반응이 둔해지면 포만감과 음식 보상에 관한 신호가 흐트러지고, 장기적으로 체중 증가와 불리한 지방 분포를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홀란의 몸을 유지하는 것은 6000㎉라는 숫자 하나가 아니다. 거대한 체격과 근육량, 반복되는 고강도 훈련과 경기, 회복 과정이 그만한 연료를 태운다. 세계적인 축구선수에게 필요한 에너지가 움직임이 적은 일반인에 그대로 적용되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소비할 능력 없이 섭취량만 따라 한다면 연료는 지방으로 쌓이고, 간과 인슐린 체계에 경고등이 들어올 수 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