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의 금속량이 주성보다 적고 크기도 기존 항성-행성 시스템을 무시하는 외계행성에 학계가 주목했다. 행성의 대기는 통상 공전하는 항성보다 무거운 원소를 많이 함유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카네기과학재단 등 공동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관측 보고서를 국제 학술지 The Astronomical Journal 4월 호에 게재했다.

연구팀이 주목한 천체는 지구에서 약 280광년 떨어진 항성 TOI-5205의 주변을 도는 TOI-5205b다. 2023년 발견된 거대 가스행성 TOI-5205b는 태양-목성과 같은 기존 주성-행성의 관계성을 크게 뒤흔드는 요소를 여럿 가졌다.

NASA 칼렙 카냐스 연구원은 “TOI-5205는 목성의 약 4배 크기밖에 되지 않는 매우 작은 적색왜성”이라며 “통상 주성은 행성보다 매우 크다. 태양과 목성을 자몽과 완두콩에 비유하는데, TOI-5205와 TOI-5205b는 레몬과 완두콩에 비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외계행성 TOI-5205b와 주성의 상상도 <사진=Katherine Cain·카네기과학재단>

통상 행성은 젊은 항성 주위에 퍼진 가스와 먼지를 재료로 태어나고 자라난다. 목성과 같은 거대 가스행성이 탄생하려면, 지구 질량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암석이 항성의 원반에 모여 거대한 핵을 형성해야 한다. 이후에도 많은 가스를 흡수해야만 목성 정도의 행성이 완성된다. 

행성의 재료가 너무 적거나 중간에 항성의 원반이 사라지면 가스행성은 제대로 완성될 리 없다. TOI-5205와 같은 작은 적색왜성은 행성의 재료도 적어 거대한 행성 형성이 어렵다. 이런 조건에도 TOI-5205b는 탄생했기 때문에 기존의 천문학 상식이 도전을 받게 됐다.

칼렙 카냐스 연구원은 “TOI-5205b는 주성 앞을 통과할 때마다 빛의 약 6%를 차단하며, 이는 외계행성 중에서도 특히 관측하기 쉬운 예”라며 “트랜싯법을 통해 TOI-5205b를 3회 관측, 대기의 조성을 자세히 조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언급했다.

해당 관측에서 얻은 결과는 연구팀 예상과 크게 달랐다. TOI-5205b의 대기는 무거운 원소의 비율이 목성과 비교해 현저히 낮았다. 천문학에서는 금속을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모든 원소로 정의하며, 그 함유량을 금속량이라는 지표로 나타낸다.

주성과 행성의 크기는 태양과 목성처럼 자몽과 완두콩(오른쪽)에 비유된다. 이와 달리 TOI-5205와 TOI-5205b는 레몬과 완두콩(왼쪽)과 비교할 만큼 크기가 기존 상식과 다르다. <사진=Katherine Cain·카네기과학재단>

행성은 항성을 둘러싼 원반의 재료에서 태어나기에, 그 대기는 공전하는 항성보다 금속량이 많다고 여겨졌다. 목성도 태양보다 금속량이 많다. 다만 TOI-5205b는 주성 TOI-5205보다 금속량이 적었다. 지금까지 행성 연구에서 이런 특징을 가진 천체는 없었다. 게다가 TOI-5205b의 대기 중에서 메탄과 황화수소가 검출된 점도 특이했다.

칼렙 카냐스 연구원은 “메탄은 천연가스의 주성분이고 황화수소는 온천의 독특한 냄새의 원인이 되는 기체”라며 “메탄과 황화수소의 검출 자체는 예상했지만 금속량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점을 고려하면 TOI-5205b의 대기는 탄소가 풍부하고 산소가 적은 특이한 조성”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항성과 행성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며 “6000개 가까이 발견된 외계행성들의 규칙을 무시하는 제2의 TOI-5205b가 앞으로 더 발견될지 모른다”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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