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타 주가 일부 초·중학교 성경 학습을 전면 금지해 논란이 벌어졌다. 성경 내용이 천박하고 폭력적이라는 학부모 주장을 주 교육 당국이 받아들인 건데, 일부에서 반발이 일면서 문화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미국 언론들은 2022년부터 음란하고 폭력적인 서적을 유해도서로 지정하고 초·중학교에서 배제해온 유타 주가 이제 성서까지 지우고 나섰다고 3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결정으로 솔트레이크시티 북쪽에 위치한 데이비스 학군 어린이들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성서를 접할 수 없게 됐다. 데이비스 학군은 2022년 3월 한 학부모가 성경 심사를 요구하는 진정을 교육 당국에 내 주목받았다.

기독교 국가인 미국은 성서를 어린 시절부터 접한다. <사진=pixabay>

당시 민원인은 8페이지에 달하는 진정서에서 성서가 아이에게 천박하고 폭력적이며 교육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 학부모의 진정에 관심을 가진 미국인들은 유타주 교육 당국이 성서를 금지하자 예상외의 결정이라고 놀라워했다.

미국은 기독교 신자 비율이 2021년 기준 63%다. 갈수록 신자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미국이 전통적인 기독교 국가라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때문에 이번 이슈는 미국인들에게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유타 주가 민원 내용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많은 서적을 내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2022년 유해 도서 퇴출 관련 법이 발효된 지 불과 5개월 만에 유타주 학부모들은 250개 넘는 책을 교육 일선에서 배제하라고 요구했고, 상당수가 학교 교육에서 영구 퇴출됐다.

미국 유타 주가 일부 초·중학교 성서 교육을 금지하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사진=pixabay>

유타 내에서도 이번 조치에 대한 찬반 논란이 한창이다. 아이들은 성경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 적절한 판단이라는 목소리 한편에서는 성서의 가르침이 도덕교육에 필수라는 반박도 나왔다.

미국 내에서도 보수적인 유타는 개인의 성적 성향을 다룬 책을 유해 도서로 지정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교육 당국의 결정에 학생 약 7만2000명으로 구성되는 데이비스 학군은 이미 학교 책장에서 성경을 꺼내기 시작했다.

주마다 독자적 법률을 적용하는 미국은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테네시주 가톨릭계 학교는 판타지 소설 '해리포터' 속의 주문이 실존하며, 악령을 부르는 힘이 있다며 2019년 각 학교 도서관에서 '해리포터' 소설책을 퇴출했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스푸트니크 네이버포스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