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괴물 상어의 모델 메갈로돈은 실제로 얼마나 거대한 생물이었을까. 최근 40년 가까이 행방이 묘연했던 화석이 재발견되면서, 지금까지 추정됐던 25m에 육박하는 덩치가 실제로 확인됐다.
미국 드폴대학교 고생물학자 시마다 켄슈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28일 자 국제 학술지 Palaeontologia Electronica에 조사 보고서를 내고 메갈로돈의 척추뼈 화석 분석 결과 몸길이 24m가 넘는 개체가 특정됐다고 전했다.
메갈로돈은 약 2300만 년 전부터 360만 년 전까지 전 세계 바다를 지배한 초대형 상어다. 같은 시대에는 다양한 고래류가 번성했으며, 메갈로돈은 이들을 먹잇감으로 삼은 것으로 생각된다. 메갈로돈은 현존하는 백상아리보다 훨씬 큰 몸집으로 해양 먹이사슬 최정점에 군림했다고 학자들은 여겨왔다.
연구팀이 주목한 화석은 약 1080만 년 전 메갈로돈의 척추뼈다. 이 화석은 1978년 덴마크 그람 점토 채굴장에서 발견됐다. 척추뼈 지름만 23㎝에 달해 지금까지 알려진 메갈로돈 화석 가운데 가장 큰 표본으로 기록됐다.
다만 이 화석은 1980년대 덴마크 자연사박물관 수장고로 옮기는 과정에서 파손됐고, 이후 약 40년 동안 행방을 알 수 없었다. 학계는 당시 촬영한 사진에 의존해 몸길이를 약 24.3m로 추측했지만, 실제 화석을 찾을 길이 없었다.
반전은 2017년 일어났다. 덴마크 자연사박물관 수장고 한쪽에서 직원이 오래된 상자를 발견했고, 그 안에 잃어버린 메갈로돈 척추 화석이 보관돼 있었다. 연구팀은 화석을 직접 조사해 추체 직경이 사진 기록과 동일한 23㎝임을 확인했고, 몸길이 약 24.3m라는 기존 추정치가 화석으로 뒷받침된다고 결론 내렸다.
시마다 켄슈 교수는 "척추뼈 내부를 마이크로 CT로 분석해 나이도 추정했다"며 "상어 척추에는 나무 나이테처럼 성장 흔적이 남는데, 이를 분석한 결과 해당 개체는 최소 64살이며, 이론적으로 약 96살까지 생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갈로돈 척추 화석 주변에서 돌묵상어의 아가미 조직을 다수 확인했다"며 "돌묵상어는 몸길이가 최대 12m에 이르는 세계 두 번째로 큰 상어지만 플랑크톤을 먹는 온순한 종이다. 메갈로돈이 어떤 먹이를 섭취했는지 보여주는 최초의 화석학적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메갈로돈이 추운 바다에서 더욱 거대하게 성장했을 가능성도 뒷받침했다. 시마다 켄슈 교수 연구팀은 2022년 3월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고위도 해역일수록 더 큰 메갈로돈 화석이 발견되는 경향을 제시했다. 이는 추운 지역의 동물이 체온 유지를 위해 몸집이 커지는 베르크만의 법칙과 일치하는 결과다.
메갈로돈은 연골로 몸이 이뤄져 화석으로 남기 어려운 생물이다. 화석 역시 지금까지 이빨이 주로 나왔고, 완전한 골격은 한 번도 발견되지 않았다. 시마다 켄슈 교수는 "잃어버린 화석을 어렵게 입수한 만큼, 메갈로돈의 생태를 둘러싼 퍼즐이 조금씩 완성돼 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