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개 여러 마리에 쫓긴 북아메리카호저(북미호저) 새끼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보호시설에 들어온 새끼를 접한 수의사는 약 1만 분의 1 확률로 태어나는 희귀 알비노(백색증) 개체임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여러 매체들이 취재를 다녀간 이 호저는 메인주 야생동물 보호시설 센터 포 와일드라이프(Center for Wildlife)에 머물고 있다. 센터는 지난달 24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새끼 호저의 구조 및 보호 사실을 알린 바 있다.

센터에 따르면, 이 호저는 개들이 뒤쫓으려는 상황에서 한 주민에 발견됐다. 주민이 즉시 개입한 덕에 호저는 심각한 부상을 피할 수 있었다. 센터에 들어올 때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는데, 옴 증상이 악화돼 현재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된 알비노 북아메리카호저. 인공지능을 이용해 재구성한 이미지다. <사진=인공지능(챗GPT) 생성 이미지>

구조한 주민은 호저가 아직 어린 데다 독특한 흰색 털로 뒤덮여 쉽게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개들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다쳤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해 센터 포 와일드라이프로 옮겼다.

센터 관계자는 “새끼 호저는 식욕이 왕성해 접시에 담긴 먹이를 모두 먹었다”며 “기력이 돌아온 뒤에는 나뭇가지와 잎도 활발하게 뜯어먹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눈 주변에 형성된 딱지였다. 수의사가 호저를 일반 사육장보다 넓은 공간에 넣어 안정을 취하게 한 뒤 상태를 관찰했는데, 딱지는 매일 씻어도 심해졌다”며 “비슷한 병변이 앞다리에서도 발견됐고, 결국 양쪽 앞발에 퍼졌다. 호흡 소리가 거칠어지고 코에서 분비물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먹이를 먹는 알비노 북아메리카호저. 흰 털과 빨간 눈이 전형적인 백색증임을 보여준다. 현재 수의사들은 옴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사진=센터 포 와일드 공식 페이스북>

옴진드기가 옮기는 옴은 심각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기생충이 피하조직을 타고 다닌 틈에 박테리아가 증식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수의사들은 즉시 약물치료를 시작했고 딱지가 다시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한 세척도 매일 진행했다.

눈처럼 하얀 호저의 털 때문에 알비노에도 관심이 모였다. 알비노는 색소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켜 털과 피부 등이 하얗게 된다. 붉은색 내지 분홍색을 띠는 눈도 알비노의 특징이다. 

미국 야생동물 농장 개톨랜드의 명물 백변증 악어. 백색증과 달리 눈 색깔은 정상이다. <사진=개톨랜드 공식 페이스북>

알비노는 흔히 루시즘(백변증)과 혼동하기 쉽다. 알비노는 피부와 털, 눈의 색깔을 만드는 멜라닌 색소가 거의 생성되지 않거나 전혀 만들어지지 않는 유전 질환이다. 루시즘은 멜라닌 자체는 생성되나 발생 과정에서 색소세포가 일부 또는 전체적으로 제대로 분포하지 않는다. 루시즘 개체는 몸이 희거나 얼룩무늬이며, 눈 색깔은 정상인 경우가 많다.

센터 관계자는 “원래 북아메리카호저는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 털을 갖기 때문에 온몸이 흰 알비노 개체는 야생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며 “현재 호저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회복 단계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조만간 증상이 호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hkstar@sputnik.kr  

⇨스푸트니크 블로그 바로가기
⇨스푸트니크 유튜브 채널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