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야의 것보다 큰 고대 도시가 아마존 정글 속에서 발견됐다. 약 2500년 전 구축된 것으로 보이는 고대 도시는 아마존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역사에 관한 상식을 뒤엎을 것으로 학자들은 주목했다.

프랑스 국립 과학센터(Centre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fique, CNRS)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에콰도르 동부 우파노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아마존 도시를 소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대 도시는 마야인들이 건설한 것보다 크며, 최소 1000년 동안 사람들이 거주했다. 주거 시설은 물론 광장과 도로, 수로 등 각종 시설을 연결한 네트워크도 확인됐다.

라이다 기술을 활용해 구축한 아마존 고대 도시. 2500년 전 조성됐으며, 한때 수만 명이 거주한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CNRS 공식 홈페이지>

조사를 이끈 CNRS 역사학자 스테판 로스탕 교수는 "고대 남미의 거대 거주지 하면 페루의 마추픽추 같은 고지대 도시가 떠오른다"며 "아마존은 주로 유목생활을 했고 작은 마을에 오붓하게 모여 산 것으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굴된 도시는 매우 크고 도로와 수로가 잘 정비돼 있다"며 "지금껏 확인된 아마존 유적 중 가장 거대하고 고도화된 거주지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아마존 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꿀 뿐만 아니라, 유럽 중심의 고대 문화사 연구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스탕 교수는 "책이나 영상에서 아마존은 벌거벗은 소수 그룹이 땅을 개척하고 사냥하며 판잣집에서 산 것으로 묘사됐다"며 "이들이 복잡하고 발달된 도시에 살았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고 전했다.

마야의 것보다 큰 아마존 고대 도시는 흙을 쌓은 수많은 고지대가 분포한다. <사진=CNRS 공식 홈페이지>

아마존의 고대 도시는 약 2500년 전에 만들어졌으며 사람들은 이곳에서 1000년 동안 머문 것으로 추측된다. 특정 시기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한때 수만 명은 거주한 것으로 연구팀은 생각했다.

이번 발굴은 자율주행 기술로 대중에 익숙한 LIDAR(라이다)의 발달 덕에 가능했다. 연구팀은 라이다 장비를 탑재한 항공기를 이용해 아마존 정글의 언덕을 다듬고 흙을 쌓아 만든 고대 도시를 찾아냈다.

로스탕 교수는 "도시를 구성하는 고지대들은 곧은 도로나 오솔길로 연결됐고, 총 길이가 25㎞나 되는 길도 있다"며 "광범위한 이 도로들은 상당히 멀리까지 이어지며, 일정한 각도를 유지한 점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역사·고고학자들은 아마존 사람들이 소수의 부족을 이뤄 생활한 것으로 추측해 왔다. <사진=pixabay>

고지대에서는 가옥은 물론 용광로나 항아리, 식물을 으깨는 돌, 불탄 종자가 나왔다. 학자들은 우파노에 살던 고대 아마존 사람들은 옥수수나 고구마를 수확해 식량을 확보하고 맥주와 비슷한 달콤한 치차를 마셨다고 보고 있다.

조사 과정에서는 풍부한 물을 관리하기 위해 아마존 사람들이 만든 수로도 여럿 확인됐다. 다만 이런 노력에도 도시 곳곳에서는 수해 등 자연재해를 입은 흔적이 남았다. 도시의 주요 지점에 흙을 쌓아 만든 고지대는 다양한 자연재해로부터 피하기 위한 시설로 보인다.

로스탕 교수는 "도시 여기저기에 설치된 "팔각형이나 직사각형 고지대는 남미에서는 보기 드문 유형"이라며 "한때 학자들은 고대 아마존이 대규모 집단을 이뤘을 리 없다고 비웃었지만, 이번 발견으로 의외의 생활상이 드러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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