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동가리(크라운피쉬·아네모네피쉬)를 대표하는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는 상대 줄무늬 형태와 수로 공격 여부를 판단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는 픽사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 덕분에 아주 유명해진 해수어다.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학(OIST)은 1일 공개한 관찰 보고서에서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가 수를 헤아릴 줄 알며, 상대의 흰 줄무늬 수와 형태를 파악해 피아식별을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주황색 바탕에 흰색 세로 줄무늬 3개가 인상적인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의 생태 연구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는 흰동가리 류 중에서도 귀여운 외모로 사랑받지만 서열이 확실하고 질서를 해치는 개체를 공격해 쫓아내는 등 조직 체계가 엄격하다.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로 유명해진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 흰동가리 류에서 인기가 가장 많다. <사진=pixabay>

말미잘과 공생관계인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를 관찰하던 연구팀은 이들이 적과 아군을 구별하는 방법에 주목했다. OIST 생물학자 하야시 키나 박사는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는 무리를 지어 독이 든 촉수를 가진 말미잘에 은신하는데, 낯선 개체가 다가오면 쫓아내려 공격한다"며 "이들이 적과 아군을 구분하는 방법은 다름 아닌 줄무늬의 수"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알에서 부화한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를 6개월간 키웠다. 이후 클록 아네모네피쉬, 새들백 아네모네피쉬, 오렌지스컹크 등 흰동가리 류 개체들과 대면시켰다. 클록 아네모네피쉬는 세로줄 하나, 새들백 아네모네피쉬는 세로줄이 두 개다. 오렌지스컹크는 등에 세로줄 하나가 있다.

난생처음 다른 개체들과 수조에 들어간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는 자신과 같이 세로 줄무늬 3개를 가진 개체에 가장 공격적이었다. 클록 및 새들백 아네모네피쉬는 노려보기만 할 뿐 별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다. 오렌지스컹크는 아예 관심이 없어 보였다. 이런 경향은 모형을 이용한 시험에서도 그대로였다.

다른 종류의 흰동가리들에 대한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의 공격성을 보여주는 그림. 자신과 같이 세로줄 3개가 난 개체를 가장 많이 공격했다. <사진=OIST 공식 홈페이지>

하야시 키나 박사는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는 상대 줄무늬 수와 형태로 위협의 수준을 가늠하는 듯하다"며 "이런 행동은 무리의 개체 수를 조절하고 사회적 질서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는 새끼일 때 세로 줄무늬가 하나뿐이지만 성장하면서 3개로 늘어난다"며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는 타 개체의 줄무늬를 파악하고 자신과 같은 종류에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가 유독 같은 종류의 개체에 예민한 것은 특유의 습성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하야시 키나 박사는 "오셀라리스 크라운피쉬의 줄무늬는 개체가 얼마나 자랐는지 보여주는 나이테 같은 것"이라며 "이들은 특이하게도 너무 자라난 동료를 경계하게 무리에서 내쫓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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