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을 받지 못하는 달의 밤에 맞춰 2주간 휴지기에 들어갔던 ‘슬림(SLIM)’ 탐사선이 활동이 조만간 재개된다. ‘슬림’의 미션은 이달 말 다시 시작할 전망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6일 공식 X를 통해 소형 달 착륙선 ‘슬림’이 지상 운용팀의 커맨드 송신에 응답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0일 0시20분경 일본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슬림’은 엔진의 부분적 고장으로 물구나무 선 자세로 착지했다. 태양광 발전 패널이 태양 쪽을 향하지 않자 JAXA는 그달 28일 ‘슬림’의 전원을 임의로 끊었다. 

타카라토미의 소형 달 탐사 로봇 소라큐(SORA-Q)가 사출 뒤 촬영한 슬림 탐사선. 엔진 고장을 일으켰지만 2단계 착륙 기술을 이용해 거꾸로 접지했다. <사진=JAXA·타카라토미 공식 X>

미션 실패로 보였지만 ‘슬림’은 지상 운용팀의 애를 태운 끝에 겨우 발전을 시작했다. 태양광이 서쪽에서 닿기 시작하면서 장비 운용이 가능해지면서 ‘슬림’은 예정된 관측 활동을 시작했다.

멀티밴드분광카메라(MBC)를 이용한 달 암석 조사를 진행하던 ‘슬림’은 1월 31일 운용을 마친 직후 휴지기에 들어갔다. 달의 표면은 밤낮이 2주씩 계속되기 때문이다. 달의 긴 밤에는 태양광이 없고 기온도 뚝 떨어지는 관계로 ‘슬림’은 전원을 끄고 2월 중순 이후 깨어날 예정이었다.

일본의 첫 달 착륙에 성공한 슬림. 눕거나 물구나무로 접지 가능한 2단계 착륙 기술을 활용, 목표지점과 실제 착륙 지점의 오차를 50m로 줄이는 핀포인트 착륙(pinpoint landing) 기술을 입증했다. <사진=JAXA 공식 X>

JAXA는 “‘슬림’은 온도가 영하 120~130℃, 최저 170℃까지 내려가는 달의 밤을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며 “달의 밤이 찾아오면 기기 전원을 차단하고 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무 재개를 위해 지난 25~26일 ‘슬림’에 명령어를 송신했고 다행히 기체가 응답했다”며 “통신 장비의 온도를 적정하게 맞추는 등 여러 과정이 끝나면 ‘슬림’은 다시 관측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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