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0초 만에 사물에 찍힌 지문을 검출하는 스프레이가 개발됐다. 해파리의 단백질을 이용한 스프레이는 범죄 수사의 속도와 정확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바스대학교 및 중국 상하이사범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해파리의 바이오루미네선스(bioluminescence), 즉 생물발광에서 착안한 지문 검출 스프레이를 최근 공개했다.

해파리 특유의 녹색형광단백질(green fluorescent protein, GFP)로 구성되는 특수 스프레이는 색상에 따라 두 종류이며 각각 ‘LFP-Yellow’와 ‘LFP-Red’로 명명됐다. 가볍게 한 번 분사하면 범행 현장에 남겨진 지문을 불과 10초 만에 떠오르게 만든다.

해파리 단백질 스프레이를 뿌리자 선명하게 드러난 지문들 <사진=바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기존의 지문 검출 키트와 달리 해파리 스프레이는 지문에 남은 귀중한 DNA를 파괴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검출이 어려웠던 까칠한 표면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고 전했다.

현재 수사 기관들은 범죄나 사고 현장에서 지문을 채취하는 데 미세한 분말이나 발연성 화학 시약을 사용한다. 이 방법으로 지문을 채취하는 데는 적어도 몇 분이 소요되며, 땀이나 피지에 포함된 DNA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

연구팀이 응용한 GFP는 특수한 생물 단백질 서열이다. 1960년대에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일본인 학자 시모무라 오사무 박사가 해파리 연구 도중 처음 발견했다. 이후 미국 학자 마틴 챌피, 로저 첸 박사의 추가 연구로 GFP가 유전자 발현 표지로 응용되기 시작했다. 이 공로로 세 학자는 2008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해파리 단백질 스프레이는 사용하는 표면의 색상에 따라 두 가지 종류가 제작됐다. <사진=바스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해파리 지문 검출 스프레이의 비밀은 전하다. 스프레이의 잉크 분자는 양전하를 띠는데, 지문을 구성하는 땀과 지방에 포함된 지방 및 아미노산 분자는 음전하다. 분사된 잉크 분자들은 지문 속 음전하와 연결돼 지문 모양을 따라 고정된다. 이를 청색광으로 비추면 잉크 분자가 10초도 안 지나 황색 또는 적색 형광을 발한다.

연구팀 관계자는 “우리 기술에 주목한 일부 수사 기관과 기업이 업그레이드된 지문 검출 도구를 만들자고 제안해 왔다”며 “해파리 단백질을 이용한 스프레이는 만들기 쉽고 제조 단가가 낮으면서 범죄 현장에 남은 흔적을 빠르고 정확히 잡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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