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의 물 존재 가능성을 알 수 있는 바위 샘플을 채취했다. NASA는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에 파견된 진정한 목적이 마침내 달성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NASA는 3일 공식 채널을 통해 화성에 물은 물론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알려줄지 모를 암석 샘플을 소개했다. 이 샘플은 화성 표면에 드러난 바위 분센 피크(Bunsen Peak)에서 채취됐다.

NASA 관계자는 “분센 피크는 퍼서비어런스가 착륙한 제제로 크레이터의 서쪽 분화구를 따라 네레트바 계곡과 연결되는 마진 유닛(Margin Unit) 지역에 자리한다”며 “분센 피크는 앞선 관측을 통해 75%가 탄산염 알갱이이며, 거의 순수한 이산화규소(실리카)에 의해 굳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높이 약 1m의 분센 피크에 구멍을 내고 샘플 채취 작업 중인 퍼서비어런스 <사진=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공식 홈페이지>

퍼서비어런스는 제제로 크레이터 일대의 집중 탐사를 목적으로 제작됐다. 2021년 2월 18일 화성 제제로 크레이터 부근에 착륙한 퍼서비어런스는  지난달 분센 피크 샘플 채취에 성공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칼텍) NASA 퍼서비어런스 미션 관계자는 “퍼서비어런스는 분센 피크 암석의 표면을 연마하고 조성을 분석하는 한편, 드릴로 샘플을 회수했다”며 “이전 조사에서 분센 피크를 구성하는 광물 대부분이 지구의 물에서 만들어지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퍼서비어런스가 채취한 분센 피크 샘플은 75%가 생명체 활동에 중요한 이산화규소에 굳어진 탄산염 알갱이다. <사진=NASA JPL 공식 홈페이지>

이어 “이번 샘플은 아마 분센 피크 암석이 형성될 당시 화성의 기후까지 알려줄지 모른다”며 “지구에서는 암석에서 고대 유기물이나 생물의 흔적이 종종 발견되고, 미생물 세포 주위에 직접 탄산염 광물이 형성돼 화석이 만들어지므로 이번 조사는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NASA는 퍼서비어런스가 얻은 귀중한 샘플을 카밋 가이저(Comet Geyser)로 명명했다. 카밋 가이저는 미국 와이오밍 옐로스톤국립공원의 유명한 간헐천 이름이다. 카밋 가이저는 퍼서비어런스가 마진 유닛에서 캐낸 세 번째 암석 샘플이며, NASA는 이를 최우선으로 지구로 보낼 계획이다.

분센 피크 암석의 위치 <사진=칼텍 공식 홈페이지>

카밋 가이저는 미정질 암석, 즉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작은 결정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가치가 엄청나게 올라간다. 카밋 가이저가 지구의 선캄브리아대 지층처럼 시아노박테리아 화석을 품고 있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NASA는 보고 있다.

NASA 관계자는 “이산화규소와 탄산염 일부는 미정질이기 때문에 과거 인근에 서식했을 미생물의 흔적을 아직 품고 있을지 모른다”며 “게다가 카밋 가이저는 퍼서비어런스가 지금껏 채취한 샘플 중 가장 오래됐을 수도 있어 여러모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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