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알루미늄 캔에 담으면 퀴퀴한 냄새가 나는 원인이 밝혀졌다. 와인은 맥주와 더불어 많은 이들이 즐기는 주류지만 냄새 문제 탓에 주로 유리병에 담아 유통돼 왔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팀은 국제 와인 학술지 AJEV 4월 호에 실린 조사 보고서를 통해 와인을 알루미늄 캔에 담을 때 나는 악취의 원인은 황화수소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와인은 유리병에 담아 유통된다. 최근에는 종이팩이나 페트병, 드물게 캔에 담은 와인도 있지만 아무래도 유리병 제품이 대부분이다. 특히 알루미늄 캔은 장기간 보관하면 이상한 냄새가 발생한다.

캔은 병보다 유통이나 재활용이 쉽다. <사진=pixabay>

코넬대 줄리 고다드 교수는 “원래 금속 캔은 가공이 쉽고 범용성이 높은 데다 재활용도 용이해 음료 용기로 제격”이라며 “각 와인 제조사는 캔에 와인을 담으면 나는 계란 썩은 냄새를 해결하지 못해 거의 유리병을 쓰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와인과 반응해 악취를 내는 알루미늄 캔이 왜 맥주나 콜라를 담으면 멀쩡한지 의문을 품었다. 연구팀은 내부 코팅이 다른 다양한 캔에 와인을 봉입해 최장 8개월 보관하거나 고온에서 1~2주간 방치해 썩은 계란 냄새를 재현했다. 이때 캔 내부의 와인을 추출해 생성된 물질을 분석했다.

고다드 교수는 “캔에 담긴 와인에서 발생하는 이상한 냄새의 원인은 예상대로 황화수소였다”며 “와인에는 항산화제 및 항균제로 이산화황이 사용되는데, 이 함량이 0.5ppm을 넘을 때 알루미늄과 반응해 미량의 황화수소가 생성됐다”고 전했다.

드물게 캔 제품이 있지만 와인은 일반적으로 병에 넣어 유통한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와인에 포함된 이산화황을 0.4ppm 이하로 억제하고 캔 안쪽을 에폭시 수지로 코팅하면 최장 8개월간 보존해도 내부에 황화수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다만 화학반응을 확실히 막기 위해 코팅제를 두껍게 바르면 캔 생산 단가가 올라가고 재활용 과정에서 에폭시 수지가 연소돼 환경이 파괴된다. 캔 안쪽을 플라스틱으로 코팅해 봤지만 이산화황과 알루미늄의 반응을 완전히 막지 못했다.

고다드 교수는 “와인을 캔에 넣어 먹는 세상이 오려면 알루미늄 부식을 막을 값싸고 효율적인 코팅 재료를 찾아야 한다”며 “캔 와인은 휴대가 쉬워 콘서트나 수영장에서 마실 수 있는 데다 재활용 효율도 높아 개발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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