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성을 행성으로 되돌려 달라는 열 살 소녀의 편지에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응답했다. 국장 본인이 “검토하겠다”는 공식 답변을 내면서 명왕성의 행성 복귀가 가능할지, 또한 이 천체가 어떻게 행성 지위를 잃었는지 그 기준에도 시선이 모였다.
재러드 아이작먼(43) NASA 국장은 지난 10일 X에 “카엘라에게, 해당 건을 검토할게(Kaela - We are looking into this)”라는 짤막한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아이작먼이 글을 올린 계기는 카엘라라는 10세 소녀가 NASA에 보낸 자필 편지 한 통이다. 우주와 행성에 관심이 많은 이 소녀는 플라네타리움(천체투영관)에서 접한 명왕성 영상에 심취했고, 이 아름다운 천체가 태양계 행성에서 탈락한 데 크게 상심했다.
카엘라는 명왕성이 분명 태양계의 일부이며, 준행성이기 때문에 행성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소녀는 편지에서 명왕성이 카이퍼 벨트에 접하고 1980년 클라이드 톰보에 의해 발견됐으며, 지구의 달보다 작고 위성 5개를 가졌다는 사실을 정확히 적었다.
소녀는 편지 말미에 “어쩌면 NASA가 결정할 권한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있다면 부디 행성으로 만들어 주세요”라며 “글씨가 지저분하고 철자가 읽기 어려웠다면 죄송합니다. 고마워요 NASA, 안녕”이라고 덧붙였다.
카엘라의 편지대로 명왕성은 한때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으로 교과서에 실렸던 천체다. 40대 이상 중년들은 학창 시절 ‘수금지화목토천해명’으로 태양계 행성을 외운 기억이 선명하다.
명왕성은 미국 천문학자 클라이드 톰보가 1930년 애리조나 로웰천문대를 통해 첫 관측한 이래 76년간 행성으로 통했다. 그러다 2006년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 개최된 국제천문연맹(IAU) 총회에서 준행성으로 격하됐다.
당시 총회에서 정해진 행성의 조건은 태양 주위를 공전할 것과 자신의 중력으로 구형을 유지할 만큼의 질량을 가질 것이었다. 또한 궤도 주변의 다른 천체를 중력으로 배제해야 했다. 명왕성은 세 번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행성 지위를 잃었다.
명왕성이 위치한 카이퍼 벨트, 즉 해왕성 바깥쪽에 펼쳐진 얼음과 암석의 소천체 영역은 명왕성과 비슷한 천체가 다수 존재한다. 명왕성이 다른 행성과 달리 궤도 주변을 독점하지 못한 점에서 천문학자들은 준행성으로 강등해야 옳다고 주장해 왔다. 지름 약 2377㎞로 지구의 달보다 작은 점과, 카이퍼 벨트에 명왕성보다 큰 천체가 있다는 점도 행성 지위를 위협했다.
아이작먼 NASA 국장이 소녀의 편지에 답한 배경도 재미있다. SNS에서 인기 있는 기상 정보 계정 마이크의 날씨 페이지(Mike's Weather Page)를 운영하는 마이크 보일런(52)이 소녀의 사연을 X에 게시하자 순식간에 전 세계로 확산됐다. 소녀의 편지가 너무 귀여워 SNS에 소개한 것인데, 아이작먼 국장이 공식 답변을 내면서 명왕성 복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사업가 출신에 우주비행사 경력도 있는 아이작먼은 지난해 12월 미국 상원의 승인을 받아 NASA 국장이 됐다. 두 딸을 둔 아버지인 아이작먼이 천문학에 관심이 많은 소녀의 편지에 마음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NASA 국장이 꼬마의 편지에 대해 공식 계정에서 직접 답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명왕성의 분류를 변경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은 시작되지 않았다. 실제로 행성의 정의를 결정하는 권한은 IAU에 있으며, NASA가 단독으로 변경할 사안은 아니다. 아이작먼이 “검토하겠다”고 언급한 부분이 어디까지 실현될지는 앞으로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
명왕성을 행성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천문학자들 사이에서도 계속돼 왔다. 민간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온 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아일랜드의 6세 소녀도 NASA에 서한을 보내 명왕성을 행성으로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