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 생성 과정에서 살아남은 별이 폭발 지점에 거의 온전히 빛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845년 전 밤하늘에 갑자기 나타난 별이 지금도 살아있다는 사실은 초신성 잔해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제공했다고 학계는 평가했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와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소 등 국제 연구팀은 초신성 잔해 Pa 30을 들여다본 관측 보고서를 천체물리학저널 10월 호에 게재했다.

Pa 30은 1181년 동아시아에서 관측된 초신성 SN 1181의 잔해로 지목돼 왔다. 일본 헤이안 시대 학자들은 느닷없이 나타난 이 밝은 별을 관찰했고, 그 결과를 나중에 편찬된 역사서 아즈마카가미(吾妻鏡)에 남겼다. 중국의 천문 기록에도 등장하는 이 별은 약 185일 동안 밤하늘에서 관측된 것으로 알려졌다.

1181년 동아시아에서 관측된 초신성의 잔해로 추정되는 Pa 30. 폭발 중심에서 사방으로 뻗은 가스 줄기가 거대한 불꽃놀이를 떠올리게 한다. 중심의 푸른 점은 폭발을 견디고 살아남은 별로 추정된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에서 약 7500광년 떨어진 Pa 30은 일반적인 초신성 잔해와 다르다. 중심에서 사방으로 뻗어 나온 가느다란 가스 줄기가 마치 거대한 불꽃놀이를 떠올리게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폭발 중심부에 백색왜성으로 추정되는 별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백색왜성은 핵융합을 마친 별이 남긴 고밀도 천체다. Pa 30은 두 백색왜성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완전한 초신성 폭발의 흔적으로 여겨진다. 폭발 에너지가 별 전체를 파괴할 만큼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심부 천체가 살아남았다고 천문학자들은 추측했다.

일반적으로 초신성 폭발에서 살아남은 별은 가스가 한쪽으로 더 강하게 분출될 경우 반대 방향으로 밀려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생존 별은 초속 수백㎞에 이르는 속도로 움직인다고 여겨진다.

Pa 30에서 사방으로 뻗은 가스 줄기의 방향을 분석한 이미지. 위쪽의 빨간 선은 연구팀이 찾아낸 가스 줄기의 방향이며, 아래쪽은 이를 각도에 따라 색상으로 구분한 것이다. 연구팀은 가스 줄기의 방향을 역추적해 845년 전 폭발이 발생한 중심 위치를 추정했다. <사진=팀 커닝햄>

연구팀은 하와이 제미니 북망원경으로 Pa 30의 가스 구조를 촬영하고, 사방으로 뻗은 가스 줄기의 방향을 거꾸로 추적했다. 그 결과 추정된 폭발 중심이 현재 살아남은 별들의 위치와 거의 일치했다.

관측 자료를 분석한 연구팀은 폭발로 중심별이 하늘을 가로지르는 방향으로 밀려난 속도의 상한을 초속 약 100㎞로 제시했다. 이는 별이 폭발 중심에서 크게 벗어날 만큼 강한 반동을 받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1181년의 폭발이 거의 대칭적으로 일어나 중심별에 강한 반동을 남기지 않았다고 봤다.

이번 관측에서는 폭발 잔해의 독특한 구조도 새롭게 드러났다. 기존보다 약 10배 많은 가스 줄기를 확인한 연구팀은 이들이 매끈하게 이어진 선이 아니라 일정한 크기의 가스 덩어리들이 연속된 구조임을 알아냈다.

Pa 30의 제미니 북망원경 촬영 사진. 중심에서 사방으로 뻗은 가스 줄기가 일정한 간격의 덩어리들로 이뤄져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팀 커닝햄>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팀 커닝햄 박사는 “마치 진주 목걸이처럼 이어진 가스 덩어리는 각각의 크기와 간격이 비교적 일정했다”며 “개별 덩어리의 지름은 해왕성 궤도 크기의 약 10배에 이를 만큼 거대하지만, 이런 규칙적인 구조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845년 전 동아시아 사람들이 밤하늘에서 목격한 별의 폭발은 지금도 우주 공간에 자취를 남기고 있다”며 “Pa 30의 독특한 구조를 단서로 우리은하와 인근 은하에서 비슷한 흔적을 찾는다면 초신성 잔해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지연 기자 yeon@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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