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움직임과 땀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웨어러블 기기가 탄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샌디에고캠퍼스(UCSD) 나노테크 연구팀은 인체의 다양한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Wearable Microgrid)를 개발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는 사람 신체 각 부위의 움직임과 마찰, 땀을 이용해 발전한다. 신체 움직임을 응용한 마찰발전기(triboelectric generators)와 땀으로부터 전력을 얻는 바이오연료전지(biofuel cells), 그리고 여기서 얻은 에너지를 쌓는 축전지 슈퍼캐패시터(supercapacitors)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마찰발전기는 사람 손목과 허리 움직임에 착안했다. 걷거나 뛸 때 손과 허리 위쪽의 마찰을 이용해 발전한다. 음전하를 가진 소재를 팔에, 양전하를 가진 소재를 허리 윗부분에 부착해 팔을 흔들 때 두 소재로부터 전기가 발생하는 구조다.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 <사진=JacobsSchoolNews 유튜브 공식채널 영상 'Wearable microgrid runs on renewable energy from the body' 캡처>

바이오연료전지는 땀에 포함된 젖산과 산소분자 사이의 전자교환을 촉진하는 효소가 사용됐다. 이를 통해 인간이 흘리는 땀으로부터 발전이 가능하다. 몸에서 분비되는 땀으로 전기를 만드는 바이오연료전지는 지난해 말 국내에서도 개발됐다. 

마찰발전기와 바이오연료전지는 각 기능을 상호 보완하는 구조다. 마찰발전기는 사람이 움직이면 바로 가동하지만 멈추면 역시 정지된다. 바이오연료전지는 땀이 맺히기 전까지는 발전이 불가능하지만 우리 몸의 움직임이 멈춰도 땀은 남기 때문에 당분간 발전을 계속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를 보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슈퍼캐패시터다. 바이오연료전지가 생산하는 저전압과 마찰발전기의 고전압을 합쳐 안정시키고 전기를 축적, 필요할 때 공급한다.

연구팀은 이들 장치를 방수처리하고 셔츠에 부착한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를 이용해 실제 실험도 진행했다. 프로토타입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를 입은 피실험자가 10분간 러닝머신 및 에어바이크를 사용한 결과, 운동 도중은 물론 20분간 휴식시간에도 스마트 워치를 충전할 수 있었다.

연구팀 관계자는 “웨어러블 마이크로그리드가 보급되면 스마트폰 전원이 곧 끊어질 것 같아 조마조마했던 아찔한 경험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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