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해 문서(Dead Sea Scrolls)'는 지난 1947년 이스라엘 예루살렘 인근 사해의 쿰란 지역 11개 동굴에서 발견된 900점에 달하는 종교적인 문서들이다. 기원전 2세기경 작성된 것으로 밝혀진 현존 구약성서 중 가장 오래된 필사본을 포함해 종교 및 역사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문서들로, 발견 70년이 지난 지금도 서구에서는 관련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사해 문서는 '성배'나 '롱기누스의 창'처럼 소설이나 영화에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소재다. 사해 문서 작성 당시와 현대를 넘나드는 엘리어트 아베카시스의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 '쿰란(1996)'은 한국어를 비롯해 18개 언어로 번역, 세계적으로 히트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는 사도와 서드 임팩트의 등장을 예고한 고대 예언서로도 묘사됐다.

구약성서 필사본 조각 <사진=이스라엘 고대유물국(IAA)>

이런 가운데 최근 해외 일부 매체가 새로운 사해 문서가 발견됐다고 보도,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예루살렘 동쪽 사막인 유대 광야의 '공포의 동굴(Cave of Horror)'에서 1900년전 씌어진 구약성경 두루마리 조각이 발견됐다는 내용이다. 

그러자 이스라엘 고대유물국(IAA)은 16일(현지시간) 사해 문서라는 말 대신 구약성서의 스가랴서와 나훔서 일부가 발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포의 동굴은 사해 문서가 발견된 쿰란과 다른 장소이며, 발견된 문서의 작성 연도 역시 동일하지 않다. IAA는 고고학적 발굴로 구약성서가 발견된 것은 60년 만이라고 밝혔다.
 
대신 이번에 주목을 끈 것은 '공포의 동굴'이라는 지명이다. 이 장소는 이미 1960년대 발견됐으며, 그 안에서 찾아낸 40여구의 해골 때문에 섬뜩한 이름을 얻게 됐다. 이 유해들은 서기 132~135년 이 지역 유대인들이 로마에 저항한 '바르 코코바(Bar Kokhba)의 반란', 일명 제3차 유대-로마 전쟁 중에 동굴로 피신했다 굶어 죽은 사람들의 것이다.

1만500년된 바구니 <사진=이스라엘 고대유물국(IAA)>

이스라엘은 2017년부터 공포의 동굴을 다시 발굴하고 있다. 도굴꾼들이 기승을 부리자 고고학자들이 먼저 유물을 샅샅이 찾아내자는 의도다. 이번 발굴도 그 중에 이뤄지게 됐다.

고고학자들은 공포의 동굴에서 구약성서 두루마리 외에 6000년이나 된 미라를 발견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미라는 6~12세 사망한 소녀로 판명됐다. 또 다른 동굴에서는 무려 1만500년이나 된 바구니가 발견됐데, IAA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완전한' 바구니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IAA는 이번에 발견된 문서 일부를 번역, 공개했다.

"서로에게 진실을 말하고, 너의 성문에 진실하고 완전한 정의를 세우라. 다른 이의 악을 조롱하지 말고, 위증을 사랑하지 말라. 모든 것이 내가 싫어하는 것이다." <스가랴 8:16-17>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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