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 폭발의 엄청난 충격파로 탄생한 잔해가 우주 관측 장비들에 의해 포착됐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유기분자 흔적이 다량 발견돼 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지구에서 약 16만 광년 떨어진 대마젤란은하 부근의 초신성 잔해 ‘N132D’의 최신 이미지를 선보였다.
NASA 스피처 우주망원경과 찬드라 X선 관측 위성 데이터를 조합해 완성된 이 사진은 마치 핑크색 조개껍질 같은 ‘N132D’의 아름다운 자태를 담았다.
초신성 잔해란 무거운 항성 등에 의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난 뒤 관측되는 천체다. 초신성 폭발에 따라 발생한 충격파가 주위에 퍼져 가스를 가열함으로써 가시광선이나 X선 같은 전자파가 방사된다. 황소자리의 게성운, 백조자리의 면사포성운 등이 대표적이다.
‘N132D’의 형상은 초신성 폭발로 인한 고에너지 충격파와 주위 우주먼지의 충돌을 잘 나타낸다. 특히 녹색으로 착색된 부분은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 PAH)로 불리는 작은 유기 분자들을 나타낸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가 2007년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PAH는 생명의 기원과 관련된 분자 중 하나다. 혜성이나 별이 탄생되는 영역, 원시 행성계 원반 주위 등이 PAH가 분포할 곳으로 여겨졌지만 한동안 우주 공간에서 실제 발견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NASA는 “초신성 잔해 ‘N132D’ 주위에서 PAH가 검출됐다는 사실에서 생명을 구성하는 유기분자가 초신성 폭발이라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약 50억년 전 초기 태양계 근처에서 초신성 폭발이 일어났다고 가정할 때, 그 충격으로부터 살아남은 PAH가 지구의 생명 탄생에도 도움을 줬을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덧붙였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