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년 전 초대륙 곤드나와(Gondwana)를 주름잡았던 새로운 육식공룡의 화석이 발견됐다. 이 공룡의 이름은 '두려움을 일으키는 자'다.
아르헨티나 산루이국립대학교 고생물학자 페데리코 지아네치니 교수 등 연구팀은 '척추동물 고생물학 저널'을 통해 파타고니아 북부 바호 델 라 카파 지질층에서 새로운 공룡 화석을 발견했다고 2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공룡에 '르루칼칸 알리오크라니아누스(Llukalkan aliocranianus)'라는 이름을 붙였다. 르루칼란은 원주민 언어로 '두려움을 일으키는 자'라는 뜻이며, 알리오크라니아누스는 라틴어로 '비정상적인 두개골'을 의미한다.
이 공룡은 백악기 최강의 포식자 아벨리사우루스(abelisaurids)과에 속한다. 크기는 5m 이상으로 날카로운 이빨과 강력한 턱, 짧은 팔 등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하면서도, 두개골이 비정상적으로 짧고 깊었고 머리에 뿔이나 울퉁불퉁한 융기가 나와 있는 점이 특징이다.
이 공룡에게 무시무시한 이름이 붙게 된 것은 아벨리사우루스과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청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즉 이 공룡을 만나면 몸을 숨기는 것뿐 아니라 숨소리까지 참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공포를 부른다'는 이름이 붙었다.
이번에 발견된 화석은 예외적으로 보존 상태가 좋아 뇌실이 부서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두개골 속 코 안쪽으로 이어지는 부비강에 공기가 채워져 청력이 뛰어났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지아네치니 교수는 "이런 청각은 다른 아벨리사우루스에서는 볼 수 없는 것으로, 예리한 후각과 더불어 포식자로서 큰 이점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로 인해 당시 아벨리사우루스나 비아베네터 엑소니(Viavenator exxoni) 등과 함께 이 지역을 지배하던 최상위 포식자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물론 이 공룡 역시 6600만년 전 대멸종 사태로 사라졌다. 하지만 연구팀은 더 시간이 있었다면 티라노사우루스처럼 널리 알려질 수 있었을 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지질학·고생물학 연구소 고생물학자 아리엘 멘데스는 "이 공룡들은 멸종 직전까지 빠르게 다양화되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