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하는 이유'를 검색해보면 대부분은 뇌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돼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앞선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설명이 잘못된 것이라며 다른 가설을 입증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의 생태학자 요르그 마센 교수 등 연구진은 하품과 뇌 크기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6일 커뮤니케이션즈 바이올로지 저널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하품이 혈중 산소를 증가시킨다는 잘못된 대중적 가설이 지난 30년간 우세했다"며 "하지만 일련의 연구는 산소 및 이산화탄소 수준이 하품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수십 개의 가설이 등장했지만, 확실하게 인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대신 연구진이 초점을 맞춘 것은 현재 하품의 이유로 가장 강력하게 꼽히는 '뇌 냉각 가설'이다. 이는 하품 중 확장된 근육 수축과 깊은 흡입이 두개골에서 뜨거운 혈액을 몰아내는 동시에 대류 열을 전달하고 증발열 손실을 일으켜 시원한 혈액을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하품은 체온이 상승하는 동안 촉발되고, 하품에 의해 체온이 감소한다는 결과가 2010년과 2013년 연구를 통해 나왔다. 

동물의 하품 시간 비디오 분석 <사진=커뮤니케이션주 바이올로지>

그 결과 하품 시간과 뇌 크기 사이에는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하품의 패턴은 고정돼 있지만, 지속시간은 뇌의 크기와 뉴런 수에 따라 진화했다"고 밝혔다. 또 "하품은 다양한 동물에 걸쳐 진화해온 것으로 보이며, 그 기원은 고대의 포유류와 새의 공통 조상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하품의 목적이 체온 조절이라는 것도 입증했다. 예를 들어 새는 포유류와 뇌 크기가 같을 경우라도 체온이 높기 때문에 더 짧은 하품으로도 혈액을 빨리 식힐 수 있었다.

연구진은 지난 2016년에도 하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는데, 당시에는 24개 종을 대상으로 205번의 하품을 측정했다. 가장 짧은 하품은 생쥐(0.8초), 가장 긴 하품은 인간(6.5초)이 기록했다.

물론 이번 연구로 하품의 모든 것이 밝혀진 것은 아니며, 남은 과제도 많다. 뇌의 크기와 뉴런의 숫자만 언급했지만, 지능에 대한 언급은 없다. 또 하품의 지속 시간은 측정했지만, 하품 빈도는 밝히지 않았다.

연구 공동 저자인 마르가리타 하트리에브 교수는 "이 발견은 뇌 냉각 가설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됐다"라며 "동물들의 모든 하품 비디오를 편집한 뒤 하품의 전염성에 면역이 됐다"고 말했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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