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음악이 바이러스와 유사한 전염 패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수학자 연구 결과 밝혀졌다. 수치상 음악이 바이러스보다 훨씬 전염력이 강하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대중의 인기를 얻는 음악은 바이러스와 유사한 패턴으로 전염성을 확대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인기가 많은 노래와 감염증 사이의 유사성을 알아보기 위해 SIR 모델을 동원했다. SIR은 Susceptible(감염 대상군)과 Infectious(감염군), Recovered(회복군)의 약자로 전염병 확산 추이를 결정론적으로 알아내기 위해 만들어진 수학적 모델이다.

우선 연구팀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믹스라디오(Mix Radio)에서 인기 순으로 다운로드된 14억개 노래를 집계했다. 이를 SIR 모델에 대입한 결과 감염증 확대를 나타내는 이 수학적 모델에서 음악의 다운로드 추세 역시 똑같은 방법으로 분석 가능했다.

인기 음악이 전염병과 같은 패턴으로 번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실험 관계자는 “노래의 기본 재생수를 감염력과 같다고 가정하고 음악으로 대체해 값을 산출한 결과 노래의 다운로드 수와 감염증의 시계열 변화 패턴이 아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SIR 모델은 바이러스의 감염력을 감염재생산지수(R0)로 표시한다. 이는 감염자 한 명이 면역을 가진 사람이 없는 집단에 속했을 때 직접 감염시키는 인원수의 기대치를 나타낸다. 예컨대 R0=2이면 감염자 한 명이 두 명에게 병을 옮겨 감염증이 확대된다. 감염재생산지수가 1 미만일 경우 감염증은 수습된다.

실험 관계자는 “감염증의 확대를 촉진하는 많은 사회적 요인들이 음악의 유행에도 관여할 가능성이 관찰됐다”며 “음악도 집단 안에서 확산되기 위해 사회적인 유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멀쩡한 사람이 감염자와 접촉하면 일정한 확률로 그 질병에 옮게 된다”며 “노래도 마찬가지였는데, 큰 차이점은 노래의 경우 반드시 물리적인 접촉이 필요하지 않아 확산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흥미로운 점은 음악 역시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장르에 따라 감염력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다. 실험 관계자는 “전염력이 약했던 것은 댄스음악과 메탈로 R0은 각각 2.8과 3.7이었다”며 “팝은 35, 록과 랩·힙합은 각각 129와 310이나 됐다”고 설명했다.

최신 음악을 간편하게 요약해 주는 서비스 <사진=pixabay>

이어 “가장 전파력이 뛰어난 음악 장르는 일렉트로니카로 R0이 무려 3430이었다”며 “이는 일렉트로니카 애호가 한 명으로 인해 무려 3430명의 새로운 마니아가 탄생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R0은 5~8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중 가장 감염력이 강한 홍역바이러스의 R0는 12~18이다. 일렉트로니카 음악은 홍역바이러스보다 190배 이상 전염력이 강한 셈이다.

연구팀은 음악이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전파되는 이유 중 하나로 SNS와 음악 스트리밍을 꼽았다. 물리적 접촉 없이 간편하게 좋아하는 음악을 접하고 순식간에 널리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 관계자는 “1990년대 유행하는 음악을 알리는 유일한 수단은 라디오였다”며 “이제는 유명 연예인이 SNS를 통해 노래 한 소절만 흥얼거려도 몇 분 만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곡에 관심을 갖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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