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일본의 공동 탐사선 ‘베피콜롬보(BepiColombo)’가 포착한 수성의 근접 동영상이 공개됐다. 베피콜롬보는 지난 23일 수성 표면에 가까이 접근해 촬영한 사진을 선보인 바 있다.

유럽우주국(ESA)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8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베피콜롬보가 잡아낸 수성의 근접 영상을 게재했다.

1분가량의 짧은 동영상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와 두 번째 구간에서는 촬영 방향이 각기 다른 두 카메라가 포착한 수성이 등장한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두 영상이 하나로 합쳐지며 점차 멀어지는 수성을 보여준다.

베피콜롬보 <사진=ESA·JAXA 공식 홈페이지>

영상 제작에는 지난 23일 스윙바이(우주선이 행성 중력장을 이용해 진로나 궤도를 제어하는 것)를 통해 수성에 근접할 당시 베피콜롬보 탐사선이 촬영한 흑백 사진 56장이 사용됐다. 낱장으로 구성된 사진을 이어 붙여 베피콜롬보 시점에서 수성을 바라보는 듯 생동감을 준다.

베피콜롬보는 ESA에서 제작한 수성 이동 모듈(Mercury Transfer Module, MTM)과 수성 표면 탐사기(Mercury Planetary Orbiter, MPO), JAXA가 만든 수성 궤도선 미오(Mercury Magnetopheric Orbiter, MMO 또는 Mio)로 구성된다. 현재 세 모듈은 세로로 쌓인 상태로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ESA는 “베피콜롬보는 스윙바이를 9회(지구에서 1회, 금성에서 2회, 수성에서 6회 예정) 실시해 조금씩 궤도를 변경해 왔다”며 “지난 23일 실시된 두 번째 수성 스윙바이를 통해 탐사선은 천체 표면으로부터 약 200㎞까지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MTM에는 모니터링 카메라(MCAM)로 불리는 흑백 카메라(1024×1024픽셀) 세 대가 탑재됐다. 이번 동영상에는 MCAM2와 MCAM3가 촬영한 사진들이 동원됐다. 카메라들은 베피콜롬보의 수성 근접 몇 분 뒤부터 약 15분간 수성 사진을 찍었다.

JAXA는 베피콜롬보 탐사선이 스윙바이 당시 MCAM2가 촬영한 사진을 활용, 수성 지형도를 그려 공개했다. 왼쪽에 비스듬히 찍힌 막대 같은 물체는 MPO의 자력계, 오른쪽 아래에 찍힌 것은 MPO의 미디엄 게인 안테나의 일부다.

사진 중앙의 주위보다 밝은 부분은 수성의 칼로리스 분지(Caloris Planitia)다. 39억 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칼로리스 분지는 수성 최대의 충돌 지형으로 지름이 1550㎞에 달한다. 이는 수성 지름(4880㎞)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베피콜롬보의 MCAM2 카메라가 찍은 수성 표면 사진 <사진=ESA·JAXA 공식 홈페이지>

칼로리스 분지가 수성 표면에서 유독 밝게 보이는 것은 반사율이 높은 용암으로 뒤덮였기 때문이다. 주위에는 분지를 둘러싸듯 반사율이 낮은 용암이 펼쳐져 있다. 흥미로운 것은 분지 안팎을 뒤덮는 반사율이 다른 용암의 연령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이들 용암의 조성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베피콜롬보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JAXA가 공개한 또 다른 사진은 MCAM3를 사용해 촬영됐다. 오른쪽에 찍힌 둥근 물체는 MPO의 하이 게인 안테나다. 그 아래 보이는 비교적 매끄러운 평원은 37억 년 전 분출한 용암에 의해 형성된 평원으로 보인다. 하이 게인 안테나 옆에 찍힌 히니 크레이터는 직경 125㎞로, 내부의 작은 언덕은 희귀 화산 후보로 여겨져 왔다.

베피콜롬보의 MCAM3 카메라가 찍은 수성 표면 사진 <사진=ESA·JAXA 공식 홈페이지>

히니 크레이터 위에 찍힌 애머럴 크레이터(직경 105㎞) 주변에는 작은 구덩이가 무수하게 보인다. 이는 크레이터 형성 시 방출된 분출물이 낙하하면서 2차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수성의 비교적 새로운 크레이터 주위에서 관찰된다.

베피콜롬보는 오는 2025년 12월 수성 주회 궤도에 들어가기 위해 향후 네 차례 수성 스윙바이를 실시한다. 다음 수성 스윙바이는 내년 6월 20일로 예정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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