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이 주관하는 세계 최초의 행성 방위 실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최근 우주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고조된 점을 감안해 누구나 참관 가능한 인터넷 채널도 마련했다.

NASA는 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행성이나 혜성 등 지구에 근접하는 물체(Near-Earth Object, NEO)들을 추적‧관측해 막는 행성 방위의 일환으로 오는 9월 26일 DART(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미션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DART는 말 그대로 쌍둥이 소행성의 방향을 물리적으로 변경하는 프로그램이다. 두 소행성은 지구에 근접 중인 디디모스와 디모르포스(디디문)다. DART는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이나 혜성을 파악, 물리적 타격을 가해 그 이동 경로를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디모르포스와 충돌할 우주선은 지난해 이미 발사됐다.

DART 미션의 상상도. 태양 전지 어레이를 전개한 것이 디모르포스와 충돌할 DART 우주선이며 그 뒤의 작은 위성이 LICIACube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세계 최초로 이뤄지는 이번 행성 방위 실험은 9월 26일 오후 7시14분(현지시간) 진행된다. NASA는 이날 오후 6시 미국 메릴랜드에 자리한 존스홉킨스응용물리학연구소(APL)에서 브리핑을 시작으로 DART 미션에 돌입한다. APL은 NASA의 DART 우주선 등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협조하고 있다.

실험은 대략 이렇다. DART 미션을 위해 제작된 우주선은 지구 근접 소행성 디디모스의 쌍둥이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의도적으로 충돌한다. 이를 지상 망원경을 사용해 관측(Near-Earth Object Observations Program)한다. 그 결과 소행성 이동 경로가 변경된 것이 확인되면 DART 미션은 성공한다. NASA는 일련의 과정에서 도출되는 데이터를 향후 행성 방위에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NASA는 소행성 디모르포스와 DART의 충돌을 NASA TV와 기관 웹사이트를 통해 생중계할 계획이다. 우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볼 수 있도록 NASA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를 통해서도 인류의 첫 행성 방위 실험을 내보낸다.

9월 실행될 인류의 첫 행성 방위 미션 DART의 개요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SF 영화에서 주로 다뤄온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은 과학적으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다. 때문에 NASA는 물론 유럽우주국(ESA) 등 각국 우주개발 기관들은 이전부터 연계해 소행성이나 혜성의 이동경로에 촉각을 세워왔다.

일례로 ESA는 DART 미션의 핵심 중 하나인 NEO 탐색에 참여하고 있다. 이탈리아우주국(Agenzia Spaziale Italiana, ASI)은 큐브샛 ‘리시아큐브(LICIACube)’를 통해 DART 우주선과 디모르포스의 충돌 후 디디모스 소행성 쌍성계 움직임을 관측한다. 지구와 직접 통신하는 이 위성은 DART 충돌 후 3일간 소행성 이동 경로를 탐지하고 충돌에 의한 분출물과 잔해 등을 촬영해 지구에 전송한다.

소행성과 지구 충돌을 막으려는 학자들의 노력은 유의미한 성과도 내고 있다. ESA는 지난달 초 공식 채널을 통해 약 30년 후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됐던 소행성 ‘2021 QM1’이 예측보다 위험하지 않다는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이 소행성의 지구 충돌 확률은 3000분의 1로 꽤 높게 여겨져 왔다.

정이안 기자 anglee@sptu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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