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인류 정착을 위해 디자인된 팽창식 주거 모듈을 유럽우주국(ESA)이 공개했다. 

ESA는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뉴모 플래닛(Pneumo Planet)’으로 명명된 월면 팽창식 주거 시설을 선보였다. 

오스트리아의 팽창형 모듈 업체 ‘뉴모셀(Pneumocell)’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뉴모 플래닛’은 언젠가 이뤄질지 모를 인류의 달 이주 및 정착을 가정했다. 현재 미 항공우주국(NASA)과 중국 국가항천국(CNSA) 등은 우주비행사를 달 표면에 안착시키는 달 탐사 계획을 추진 중이다.

NASA의 ‘아르테미스 계획’은 달에 전진기지를 마련, 화성 등 보다 먼 천체를 탐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궁극적으로는 사람들이 달 표면과 달 궤도상에서 생활하는 미래 비전을 담고 있는데, 이는 CNSA의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뉴모셀이 ESA에 제출한 월면 주거 시설 '뉴모 플래닛'의 상상도. 팽창형 시설 지붕에 거울 같은 태양광 집적 패널이 설치되며 각 유닛을 연결할 수 있다. <사진=뉴모셀·ESA 공식 홈페이지>

생물 세포의 모양에서 착안한 ‘뉴모 플래닛’은 달 표면, 특히 극지방에 맞게 디자인됐다. 햇빛을 받아들여 에너지를 공급하는 은도금 원형 지붕 패널을 갖춘 일종의 온실이다. 유닛끼리 연결해 ‘빌리지’를 구성할 수도 있다. 뉴모셀은 ‘뉴모 플래닛’을 ESA의 오픈 스페이스 이노베이션 플랫폼(Open Space Innovation Platform)에 제출했으며, 현재 테스트를 기다리고 있다. 

ESA는 “‘뉴모 플래닛’은 태양광 에너지로 자급자족 가능한 이상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달 주거 모듈”이라며 “달의 남극과 북극 환경을 가정한 시설로 일조 조건이 양호하고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영구음영지역(Permanent Shadow Region, PSR) 바로 근처가 설치 목표 지역”이라고 전했다.

일단 ESA는 공기 주입식으로 가볍다는 점에 점수를 줬다. 월면 주거 시설의 기본이자 중요한 요건은 경량이다. 지구에서 달까지 옮기려면 뭐든 가벼워야 한다. 달 도착 후 조립 역시 빠르고 간단해야 한다.

뉴모셀은 “압축 상태로 달 표면에 안착한 ‘뉴모 플래닛’은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면서 형태를 잡게 된다”며 “달 표면의 극단적 기온이나 우주방사선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내구성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공기를 주입하는 팽창형 시설은 달까지 운반하기 편하지만 내구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사진은 뉴모셀의 대형 팽창 시설 에어버블 <사진=뉴모셀 공식 홈페이지>

이어 “모듈의 폭은 약 22m로 사람이 지내기 충분하며 식물 재배지 등 자급자족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을 확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체에 따르면 모듈 16개를 연결할 경우 태양광 패널만으로 온실 안에 충분한 에너지를 집적할 수 있다. 거울 같은 패널은 태양광 조사각에 따라 회전하며 모듈 내 인공 크레이터에 태양광을 반사해 온실 안으로 확산시킨다.

ESA는 ‘뉴모 플래닛’을 달과 비슷한 환경에서 직접 테스트할 계획이다. ESA는 “모듈의 핵심은 달 거주자들이 식량을 자급자족하는 것”이라며 “거대한 온실 속에서 산소와 식량을 생성하고 재순환하는 시설이 사람이 지낼 정도의 내구력까지 가졌는지 시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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