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간 우주개발 업체 블루 오리진이 ‘뉴 셰퍼드’ 무인 미션 도중 벌어진 엔진 고장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비상탈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지만 유인 미션이었을 경우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블루 오리진은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재사용형 로켓 ‘뉴 셰퍼드’를 통한 무인 우주비행 미션 중 엔진 문제가 발생, 캡슐의 긴급 탈출 시스템이 작동했다고 전했다.

회사에 따르면 미션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천만다행으로 당시 분리된 캡슐은 무사히 지상으로 귀환했다. 블루 오리진은 유인 미션이었다고 해도 비상탈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만큼 인명피해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상단 크루 캡슐과 로켓 몸체로 구성되는 뉴 셰퍼드(1). 발사 1분4초쯤 엔진이 오작동하면서 로켓이 흔들렸고(2) 로켓이 완전히 화염에 휩싸인 뒤 크루 드래곤의 비상탈출 시스템이 작동했다(3). <사진=블루 오리진 공식 홈페이지>

‘뉴 셰퍼드’는 지난 12일 밤 11시26분(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서부 블루 오리진 전용 시설에서 발사됐다. 페이로드는 크루 캡슐 2.0 등 총 36개였다. ‘NS-23’으로 명명된 이번 미션에서 크루 캡슐에는 사람이 탑승하지 않았다.

블루 오리진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NS-23’ 미션의 전체 영상을 보면, ‘뉴 셰퍼드’는 발사 1분4초가 막 지난 순간 부스터 연소 가스가 흐트러졌다. 이 영향으로 자세가 기울어진 로켓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고 크루 캡슐의 긴급 탈출 시스템이 작동했다.

블루 오리진 관계자는 “분리된 캡슐은 고도 약 11.4㎞까지 도달한 뒤 강하, 낙하산을 펼친 채 지상으로 무사히 귀환했다”며 “로켓 부스터는 지상에 충돌했지만 아무 피해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블루 오리진의 재사용형 로켓 뉴 셰퍼드. 맨 위가 우주인이 탑승하는 크루 캡슐이다. <사진=블루오리진 공식 홈페이지>

전문가들은 ‘뉴 셰퍼드’가 명백한 엔진 문제를 드러냈으며, 크루 캡슐의 긴급 탈출 시스템이 정상 작동했더라도 유인 미션을 대비해 철저한 원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 셰퍼드’는 우주인들이 탑승하는 맨 꼭대기의 크루 캡슐과 로켓 몸체로 구성된다. 로켓 몸체는 링 및 날개, 드래그 브레이크, 엔진, 랜딩기어 등으로 이뤄진다. 비행 도중 이번처럼 엔진 문제로 로켓이 화염에 휩싸일 경우 탈출 시스템이 먹통이면 크루 캡슐은 동체와 함께 폭발하게 된다. 

현재 블루 오리진이 ‘뉴 셰퍼드’를 활용하는 우주비행은 지구 주회 궤도에 들어가지 않는 서브 오비탈 비행(탄도 비행)이다. ‘NS-23’ 미션은 블루 오리진이 올해 실시한 우주비행 미션으로는 네 번째, 페이로드 전용 미션으로는 2021년 8월 ‘NS-17’ 이후 아홉 번째 미션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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