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대학교가 공룡학부 설치를 공식화해 학계 관심이 집중됐다. 약 2억5000만 년 전에 출현, 고대 지구 생태계를 지배한 공룡은 생물학이나 고생물학, 생태학, 지질학, 역사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탐구돼 왔지만 대학 학부가 개설된 경우는 일본에서는 처음이다.

후쿠이현립대학교는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 최초의 공룡학부(가칭)를 개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후쿠이현은 일본 내에서도 공룡 화석이나 족적이 많이 나오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학교에 따르면, 학부는 오는 2025년 4월부터 학생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유력한 명칭은 ‘공룡 학부 공룡·지질학과’다. 공룡을 비롯해 관련 연대와 지형을 통틀어 연구하는 학부로 정원은 30명이다. 후쿠이현립대학교는 학생들을 모으기 위해 이미 공룡학부 홍보 전단까지 제작했다.

일본 대학교에 사상 최초의 공룡학부가 개설된다. <사진=pixabay>

후쿠이현은 현지인 사이에서 공룡 왕국으로 통한다. 일본의 공룡 화석 중 80% 가까이가 후쿠이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당연히 공룡 관련 시설도 풍부하다. 후쿠이현립공룡박물관을 비롯해 공룡 호텔과 레스토랑, 테마파크 등 다양한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JR 후쿠이역에는 공룡 조형물이 세워져 있고 이 역을 지나는 에치젠선 열차 중에는 공룡열차도 있다.

공룡학부 학생들은 공룡·고생물 및 지질·고대환경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게 된다. 공룡에 특화된 후쿠이현의 장점을 살려 공룡 화석 발굴 및 화석 보존, 복제품 표본 제작, 표본 전시, 고생물 3D 모델 작성 등을 배운다. 공룡학이나 지질·고기상학도 커리큘럼에 포함될 예정이다.

후쿠이현립공룡박물관에 전시된 공룡 골격. 현 전체가 공룡 관련 시설로 가득하다. <사진=후쿠이현립공룡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학교 관계자는 “공룡에 특화된 학과지만 취업문이 좁은 건 아니다”며 “대학이나 연구기관, 박물관은 물론 IT, 공룡 관련 관광·미디어, 토목, 도로 측량, 기상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일본에서 공룡을 공부하려면 일부 국립대학교에 입학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그나마 생물학이나 고생물학, 지질학 등 관련 학과에서 공룡을 조금 다룰 뿐이다. 공룡은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학계 연구도 활발하지만 갑자기 멸종한 이유조차 아직 명확하지 않을 만큼 미지의 분야이기도 하다. 

서지우 기자 zeewoo@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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