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지구 충돌 가능성이 제기됐던 소행성 ‘2022 RM4’이 11월 1일 맹렬한 속도로 지구를 스쳐 지나간다. 이 소행성의 최대 지름은 지구상의 초대형 건물과 맞먹는 약 740m로 추정된다.

30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소행성 ‘2022 RM4’는 11월 1일 오전 3시32분(한국시간) 시속 약 8만4500㎞로 지구 옆을 통과한다. 지름 약 330~740m로 여겨지는 ‘2022 RM4’는 지구로부터 약 230만㎞ 이내까지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2022 RM4’의 지구 접근 거리는 지구와 달의 평균 거리의 6배에 해당한다. 충분히 멀게 느껴지는 간격일지라도 광활한 우주를 기준으로 보면 코앞 수준이다. 소행성 ‘2022 RM4’는 밝기 14.3등급으로 망원경을 사용하면 충분히 볼 수 있다. 

NASA의 'EYES ON ASTEROIDS'로 관찰한 소행성 '2022 RM4' <사진=NASA EYES ON ASTEROIDS 공식 홈페이지>

NASA는 지구의 1억9500만㎞ 이내 거리까지 접근하는 천체를 지구 근접 물체 또는 근지구천체(Near Earth Object, NEO)로 정의한다. NEO 중에서 약 748만㎞ 이내로 접근하는 것들은 충돌 등 잠재적으로 위험한 물체로 간주한다. 이 경우 만에 하나 예측된 궤도를 벗어나 지구에 충돌할 징후가 없는지 주의 깊게 관찰된다.

지난 9월 인류 최초로 소행성에 물리적 타격을 가해 궤도를 변경시키는 ‘DART’ 미션에 성공한 NASA는 소행성 지구 충돌 경고 시스템 ‘ATLAS’를 가동 중이다. 24시간마다 우주를 스캔하는 ‘ATLAS’는 충돌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감지할 수 있다.

NASA는 “2017년 이후 ‘ATLAS’를 통해 지구에 근접하는 700개 넘는 소행성과 혜성 66개를 특정했다”며 “이 중에는 실제로 지구에 충돌한 것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소행성 ‘2019 MO’는 푸에르토리코 남해안에서 폭발했다. ‘2018 LA’는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경 부근에 떨어졌다. 둘 다 직경 3~3.8m의 작은 소행성이어서 큰 피해는 없었다. 이들 소행성에 비하면 ‘2022 RM4’는 엄청나게 크다.

지난 9월 DART 우주선이 디디모스 쌍성계에 접근하는 상상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천문학자들은 지구 근방 천체의 궤도를 추정한 결과 적어도 향후 100년간은 인류를 멸종시킬 만한 소행성 충돌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NASA의 ‘DART’ 미션 등 예외적 상황을 가정한 보다 능동적인 지구 방어 체계는 더 견고하게 갖춰질 전망이다.

일례로 중국은 ‘창정 5호’ 로켓을 소행성 ‘베누’에 충돌시켜 그 궤도를 바꾸는 제2의 ‘DART’ 미션을 추진 중이다. ‘베누’는 2175~2199년 사이 지구에 충돌할 우려가 있는 불길한 소행성이다.

‘2022 RM4’의 실시간 경로는 NASA의 소행성 위치 정보 시스템 ‘EYES ON ASTEROIDS’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외 우주 관측 기관 ‘버추얼 텔레스코프 프로젝트(The Virtual Telescope Project)’는 ‘2022 RM4’가 지구에 접근하는 상황을 1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할 예정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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