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성인 용품 전문 업체 텐가(TENGA)가 로켓 발사 1주년을 맞아 그간 수집된 데이터를 일반에 공개했다.

텐가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 및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해 7월 홋카이도의 로켓 발사대에서 솟아오른 ‘텐가 로켓’의 발사 관련 정보들을 선보였다.

텐가 로켓은 콕피트에 기체 온도나 기압을 측정하는 관측 장비를 탑재했다. 이번에 공개된 정보들은 이 장비가 로켓 발사 10초 전부터 발사 후 582초가 흐른 시점까지 얻은 것들이다. 텐가는 로켓 내부 온도와 외부 기압 데이터를 향후 더 우수한 로켓 제작에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7월 발사 전에 촬영된 텐가 로켓 <사진=텐가 공식 트위터>

텐가는 “로켓 발사 후 120.4초부터 337.78초까지 약 210초 동안 기체 내부 기압은 0, 즉 진공상태였다”며 “로켓 온도는 발사 10초 전부터 지구 귀환 시점을 비교할 때 약 1℃ 변화했다. 전체적인 온도는 10분간 안정 상태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기구를 통한 건강하고 안전한 성생활을 모토로 하는 텐가는 지난해 7월 31일 일본 로켓 개발사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스와 협업, 로켓 발사에 나섰다. 고도 92㎞까지 올라간 텐가 로켓은 탑재된 페이로드를 사출한 뒤 해상으로 낙하, 회수됐다.

성인 용품 업체와 중소 로켓 개발사가 만든 발사체가 92㎞ 고도에 다다른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 국제항공연맹(FAI)은 미국 응용물리학자 테오도르 폰 카르만의 정의에 따라 지상에서 우주까지 거리를 고도 100㎞로 정했다. 다만 우주의 정확한 경계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며, 80㎞까지 낮추자는 논의도 활발하다.

텐가 로켓 발사 후 내부 기압 데이터. 약 210초간 진공상태를 유지했다. <사진=텐가 공식 트위터>

텐가 로켓 프로젝트는 일반인에게 아직 머나먼 우주를 보다 가깝고 친근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 시작됐다. 우주 개발을 목표로 하는 중소 업체와 일본 사회에서도 꺼내놓고 말하기 어려운 성생활 용품 브랜드가 만났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양사는 향후 추력을 높인 로켓 개발을 염두에 두고 교섭 중이다.

특히 인터스텔라 테크놀로지스는 우주판 실리콘밸리를 표방하는 로켓 발사 시설 스페이스 포트(Spaceport)를 연고지 홋카이도 다이키초(大樹町)에 조성하고 있다. 일본 지자체, 그것도 도도부현(都道府県) 수준이 아닌 작은 마을(町)이 독자 로켓 발사 센터를 건설한다는 점에서 시선이 집중됐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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