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족관에서 암컷 상어가 수컷 없이 새끼를 부화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미국 필드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12일 국제 학술지 'Journal of Fish Biology'에 소개된 논문에서 시카고 셰드 수족관의 제브라상어 암컷이 수컷 없이 새끼를 낳았다고 전했다.

논문에 따르면 셰드 수족관의 제브라상어 암컷은 짝짓기도 하지 않고 미수정 알을 낳았다. 수조에는 다른 제브라상어 수컷이 여러 마리 존재했기 때문에 수족관은 발칵 뒤집혔다.

이 제브라상어 암컷은 전부터 다른 수컷들과 함께 수조에서 사육 중이었다. 수족관 관계자들은 부화한 제브라상어 치어가 수컷 중 하나의 새끼라고 추측했다.

수컷과 교미 없이 새끼를 낳은 제브라상어 암컷 <사진=셰드 수족관 공식 홈페이지>

다만 치어의 유전자를 조사한 관계자들은 오직 암컷 만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사실을 알아냈다. 즉 치어는 암컷이 수컷과 교미 없이 혼자 낳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짝짓기 시즌이 되면 보통 제브라상어 수컷이 암컷을 쫓아다니면서 꼬리를 물어뜯는 식으로 교미를 시도한다"며 "수컷이 암컷의 몸을 감은 자세로 수정이 진행된다"고 전했다.

이어 "수정이 끝나면 제브라상어 암컷은 수십 개의 알을 수중의 바위 등에 단단히 붙인다"며 "수족관에서 사육되는 암컷이 낳은 것은 미수정 알로, 교미를 거치지 않은 단위생식의 예"라고 설명했다.

암컷 제브라상어가 단위생식으로 낳은 새끼들 <사진=셰드 수족관 공식 홈페이지>

단위생식이란 암컷이 수컷과 수정하지 않고 새끼를 낳는 것을 의미한다. 생물은 본래 암수 두 개체가 유성생식을 하지만 드물게 한쪽 개체만으로 자손을 만드는 종도 있다.

제브라상어 역시 단위생식하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학계에 보고된 바다. 다만 학자들은 어디까지나 수컷이 없는 상황에 한한다고 여겨왔다. 이번처럼 수조 안에 건강한 수컷이 있는데도 암컷이 짝짓기 없이 알을 낳은 미스터리를 수족관은 즉각 풀지 못했다.

필드자연사박물관 연구팀 케빈 펠드하임 연구원은 "단위생식의 구조와 이유에 대한 그간의 이해를 뒤흔든 발견"이라며 "이번 현상을 추가 조사함으로써 생물의 단위생식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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