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운용비 때문에 아쉽게 퇴역한 하늘을 나는 천문대 ‘소피아(SOFIA)’가 박물관에 상설 전시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16일 각 채널을 통해 지난 9월 현역에서 물러난 ‘소피아’가 미국 애리조나 투손 피마항공우주박물관에 전시된다고 발표했다.

NASA에 따르면 ‘소피아’는 14일 캘리포니아 에드워즈 공군기지에 자리한 NASA 암스트롱 비행연구센터에서 투손 데이비드 몬산 공군기지를 향한 마지막 비행에 나섰다. 기지에 무사히 도착한 ‘소피아’는 기체 점검 및 전시 준비를 거쳐 피마항공우주박물관으로 옮겨진다.

8년간 운용된 뒤 지난 9월 10일 퇴역한 하늘을 나는 천문대 소피아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소피아’는 ‘Stratospheric Observatory for Infrared Astronomy’의 줄임말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성층권 적외선 천문대’다. 보잉의 대형 항공기 747-SP에 첨단 우주 관측기구들을 채워 완성한 이동식 천문 관측 장비다.

기체 뒷부분에 구경 2.7m의 거대한 반사 망원경을 탑재한 ‘소피아’는 지상의 천문대들과 다른 조건으로 천체를 관측했다. ‘소피아’의 반사 망원경은 대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고도 1만2000~1만3000m의 성층권에서 적외선 파장으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1996년 개발이 시작된 ‘소피아’는 NASA가 기체 조달과 개조를 맡고 DLR이 망원경 개발과 설치를 담당했다. 2010년 처녀비행에 나선 이래 2014년부터 5년 동안 주요 미션을, 이후 3년간 연장 임무를 수행했다.

소피아를 상징하는 구경 2.7m의 거대한 반사 망원경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매년 약 100회, 8년간 합계 약 800회 비행하며 주로 우리은하 내부의 천체를 관측한 ‘소피아’는 굵직한 성과도 냈다. 2019년 우주에서 최초로 형성된 분자 이온으로 여겨지는 수소화 헬륨 이온(HeH+)을 ‘소피아’가 처음 검출했다. 2020년에는 태양광이 닿는 달 표면의 물 분자가 ‘소피아’ 덕에 확인됐다.

다만 미국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NAS)은 지난해 10월 펴낸 보고서에서 ‘소피아’가 천문학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매달 들어가는 유지·보수비용이 너무 많다고 평가했다.

고심 끝에 NASA와 DLR은 NAS의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 9월 10일 ‘소피아’의 운용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양측은 ‘소피아’를 계승할 차세대 관측 장비를 새로 개발할 계획을 곧바로 밝혀 우주 마니아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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