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닭 가축화가 야요이 시대부터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3세기에 걸친 야요이 시대는 일본에서 청동기 및 철기가 발달된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다.

홋카이도대학교 연구팀은 23일 공식 채널을 통해 나라 현 카라코·카케 유적 발굴 과정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닭과 병아리 뼈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발견한 뼈에서 추출된 미량의 콜라겐을 분석해 닭과 병아리의 것임을 알아냈다. 이어진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이 뼈들은 야요이 시대 중기(기원전 3~4세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닭 가축화가 야요이 시대에 이뤄졌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증거가 발견됐다. <사진=pixabay>

닭은 소나 돼지와 더불어 인류에 가장 친숙한 가축이다. 일본은 육회부터 찜까지 다양한 닭 요리를 즐기며, 계란을 활용한 음식도 다양하다. 개중에는 닭을 반려동물로 키우는 사람도 있다.

조사 관계자는 "닭은 3000여 년 전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꿩과 조류 적색야계(Red Junglefowl)가 가축화돼 현재에 이른다"며 "카라코·카케 유적에서 발견된 뼈는 아무리 늦어도 야요이 시대에는 닭이 일본에서 사육됐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그간 일부 역사학자들은 일본에 닭이 처음 전해진 것이 야요이 시대 무렵이라고 추측해 왔다. 연구팀은 이번에 닭과 병아리 뼈가 발굴된 만큼 이 가설을 뒷받침할 강력한 증거가 나왔다는 입장이다.

고대 유적에서 닭의 가축화 흔적을 확인하려면 병아리 뼈가 필수다. <사진=pixabay>

조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야요이 유적에서 나온 닭뼈는 모두 수컷의 것이었다. 때문에 당시 사람들이 닭을 키웠다고 보기는 어려웠다"며 "이 설을 뒤집으려면 최소한 병아리 뼈가 여럿 나와야 하는데, 이번 발굴은 모든 점에서 닭의 가축화를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닭뼈가 나온 카라코·카케 유적은 국가 사적으로 지정될 만큼 야요이 시대 문화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며 "대규모 취락은 물론 수원의 흔적, 청동기를 주조한 터 등이 발견된 만큼 당시 유력한 세력의 거점으로 짐작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일본에서는 닭 육회 등 조류의 고기를 날로 먹는 것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후생노동성은 지난달 공지를 내고 이바라키 현 등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유행하는 야생 까마귀 육회 섭취가 치명적인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후생성은 사육되는 닭 역시 날로 먹으면 자칫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고 강조, 가고시마 현 등 닭 육회를 즐기는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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