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기는 순간 부낭이 부풀어 착용자를 물에 띄우는 티셔츠가 프랑스에서 개발됐다. 충격을 감지하면 작동하는 에어백과 비슷한 이 티셔츠는 매년 반복되는 어린이 물놀이 사고를 막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다.

프랑스 업체 플로티(FLOATEE)가 개발한 티셔츠는 물에 빠지면 단 2초 만에 부낭이 부풀어 착용자를 수면 위로 띄운다. 셔츠에 부착된 가스 카트리지가 물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인플레터블(inflatable) 시스템 덕이다.

이 티셔츠는 가스 카트리지가 살짝 튀어나오는 구조지만 평소 어린이가 입고 활동하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카트리지는 어지간한 충격에는 파손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물에 닿으면 부낭이 부풀어 올라 물에 뜨는 어린이 티셔츠 <사진=플로티 공식 홈페이지>

2~6세 아이를 대상으로 한 이 티셔츠는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호루라기도 달려 있다. 세탁 시 카트리지를 빼면 쓸데없이 부낭이 부풀어 오르는 일은 없다. 

이 셔츠는 매년 끊이지 않는 아이들의 익수 사고 시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고안됐다. 플로티 관계자는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매년 아이들의 물놀이 사고가 이어진다"며 "아이가 물에 빠지는 건 의외로 수영을 하지 않을 때"라고 지적했다.

평소 입어도 좋을 디자인의 티셔츠. 물에 빠지면 부낭이 부풀어 오른다. <사진=플로티 공식 홈페이지>

실제로 해상구조대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들은 부모나 교사 등 보호자와 수영을 배울 때는 익수 사고가 잘 벌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바다나 호수 여행 시 보호자가 한눈을 파는 사이 아이들이 물에 잘 빠진다.

플로티는 이 티셔츠를 유럽을 넘어 미국과 남미,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도 선을 보일 계획이다. 미국 질병대책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999~2019년 0~17세 어린이 사망 원인 2위가 물놀이 사고다. 연령대를 1~4세로 좁히면 그 순위는 1위로 올라간다. 

플로티 티셔츠는 인플레터블 설계로 물을 감지하면 부낭이 부풀어 오른다. <사진=플로티 공식 홈페이지>

플로티는 현재 어린이용과 비슷한 구조의 성인용 수난 사고 예방 티셔츠도 개발하고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폭우 등 재해로 인한 휩쓸림 사고에서 귀중한 사람의 목숨을 지킬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획기적인 이 티셔츠는 해외에서도 이미 관심을 얻고 있다. 인도의 세계적인 기업가 아난드 마힌드라(67)는 25일 플로티 티셔츠 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그는 "이 발명은 노벨상 수상감이 아닐 수 있지만 제게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두 귀여운 손자를 지켜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호평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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