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최근 잇단 로켓 발사 실패에 공식적으로 위기감을 표했다. JAXA 수뇌부 관계자가 나서 이런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JAXA 야마카와 히로시(58) 이사장은 28일 도쿄 치요다구 모처에서 가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달 14일 벌어진 엔진 폭발 사고를 거듭 사과했다.

야마카와 이사장은 "이달 중순 '입실론S' 로켓의 2단 추진체 엔진 연소 시험 중 폭발이 발생, 지역 주민과 관계자 여러분에 큰 폐를 끼쳤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JAXA는 사고 당시 정보를 토대로 현재 정확한 폭발 원인을 조사 중이며, 자료가 마련되는 대로 소상히 보고할 것"이라고 전했다.

3월 7일 오전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H3' 로켓. 2단 추진체 엔진 점화가 확인되지 않아 14분 만에 공중 폭파됐다. <사진=JAXA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H3ロケット試験機1号機/先進光学衛星「だいち3号」(ALOS-3)打上げライブ中継' 캡처>

이 자리에서 야마카와 이사장은 일본의 연이은 로켓 발사 실패에 매우 중대한 위기감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그는 "일본의 우주개발을 둘러싸고 지난해 가을 이후 세 차례나 중대한 사고가 벌어졌다"며 "JAXA 수뇌부, 개발진, 현장 관계자들 모두 큰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JAXA는 지난해 10월 '입실론' 6호가 발사 뒤 자세 제어 문제로 공중분해된 데 이어 올해 3월 야심 차게 쏘아 올린 차세대 로켓 'H3'마저 잃었다. JAXA는 최신형 관측 위성 '다이치 3호'를 탑재한 'H3' 로켓의 2단 추진체 엔진 점화가 되지 않자 눈물을 머금고 원격 파괴했다.

일본 민간 업체 아이스페이스의 '시리즈-1' 달 착륙선. 일본 최초의 달 착륙에 나섰으나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실패했다. <사진=아이스페이스 공식 홈페이지>

절치부심한 JAXA는 이달 14일 기자들을 모아놓고 노시로 시험장에서 '입실론S' 로켓의 신형 2단 추진체 엔진 연소 테스트를 진행했다. 약 1분이 경과한 시점에서 엔진이 굉음을 내며 폭발해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일본의 우주개발은 단일 국가로 따졌을 때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인도 등과 더불어 5강으로 평가된다. JAXA 같은 정부 기관뿐 아니라 민간 업체의 우주개발도 활발한데, 지난 4월 일본의 첫 무인 달 착륙에 나선 아이스페이스 사의 '시리즈-1' 탐사선이 착륙 마지막 단계에서 추락하고 말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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