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왕성의 구름이 주기적으로 소멸하는 것은 멀리 떨어진 태양 활동 주기의 영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푸른 대기를 수놓은 해왕성의 구름은 나고 사라지기를 지속적으로 반복해 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B) 천문학자 에란디 차베즈 교수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관측 보고서에서 태양계 가장 바깥쪽에 자리한 해왕성의 구름이 최근 없어진 것은 약 45억5000만㎞ 떨어진 태양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해왕성의 중위도의 구름이 점점 옅어져 2020년 거의 보이지 않게 된 원인을 추적했다. 태양과 지구 거리의 약 30배나 떨어진 가스 행성 해왕성에 영향을 준 것이 태양계 주성이라고 의심한 연구팀은 11년 간격으로 반복되는 태양 활동을 해왕성 구름 변화와 대조했다.

허블우주망원경이 1994~2020년 촬영한 해왕성 사진. 구름의 양 변화가 극심하다. <사진=UCB 공식 홈페이지·에란디 차베즈>

허블우주망원경과 켁천문대 켁I 망원경 등 다양한 관측 장비의 해왕성 추적 데이터를 지난 1994년 정보까지 취합한 연구팀은 해왕성 구름의 양이 태양 활동 주기와 거의 맞춰 변한 것을 알아냈다.

차베즈 교수는 "태양 활동 주기상 극대기에는 강한 자외선이 뿜어져 나오며, 이는 태양계 전체에 영향을 준다"며 "태양 활동 극대기로 자외선이 강해진 지 2년이 지나면 해왕성 구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해왕성 구름의 양은 태양광의 알베도(albedo), 즉 반사율과 상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해왕성 구름의 양이 태양 주기와 관련돼 있다는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증거이자, 태양 자외선이 충분히 강할 때 해왕성 구름을 만들어내는 광화학 반응을 일으킨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켁I 망원경이 2002~2023년 촬영한 해왕성. 태양 활동 주기에 맞춰 구름의 양이 변화했다. <사진=UCB 공식 홈페이지·에란디 차베즈>

이번 분석에 따르면 해왕성 구름의 양과 태양 반사율은 2002년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07년 거의 사라졌다. 구름과 태양광 반사율은 이후 다시 늘어나 2015년 정점을 찍고 2022년 거의 소멸했다. 이 시기 태양 활동의 극대기는 2001년과 2015년이었다.

차베즈 교수는 "이번 분석 결과로 미뤄 태양의 자외선이 해왕성의 대기에 어떤 광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틀림없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 제임스웹우주망원경 등 보다 정밀한 관측 장비를 통해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위성 트리톤의 지표면과 해왕성을 합성한 이미지. 해왕성 중위도의 구름이 보인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태양 자외선에 의해 해왕성 구름의 반사율이 떨어지는 것을 원인으로 추측했다. 아울러 해왕성 깊숙한 곳에서 발생하는 폭풍은 태양으로 인한 광화학 반응으로 생기는 구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해왕성 구름의 변화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나 유럽우주국(ESA) 등 우주개발 주체들도 주시해 왔다. NASA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입수한 해왕성 관측 정보를 통해 해왕성 북쪽 고고도의 구름이 최근 다시 증가하는 것을 알아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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