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쪽이 먹이 활동에 유리하겠네."

까마귀는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통계적 추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통계적 추론은 관찰된 자료를 분석해 일반적인 경향을 파악하는 유추 방법이다.

독일 튀빙겐대학교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보고서를 17일 공개했다. 원래 똑똑하기로 유명한 까마귀는 습득한 정보들의 통계를 내고 이를 이용해 먹이 활동을 한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통계적 추론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한 회사에서 똑같은 제품 1억 개를 생산했다고 치면, 여기서 불량을 알아보기 위해 전수조사를 하기는 무리이므로 표본 몇 개를 뽑는 식이다.

까마귀에게 통계적 추론 능력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pixabay>

연구팀은 조류의 지능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까마귀들이 확률을 감안해 가능한 이득이 되는 행동을 취하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까마귀 두 마리를 실험실에 넣고 간식이 나올 확률이 서로 다른 그림들을 보여주며 부리고 쪼게 했다.

까마귀들이 간식을 최대한 많이 먹으려면 확률이 높은 쪽 그림을 계속 찌르면 된다. 다만 까마귀 자체가 확률을 이해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훈련이나 모의실험은 실시하지 않았다.

조사 관계자는 "까마귀 두 마리는 열흘간 5000번 정도 그림을 고르는 과정에서 간식이 나올 확률이 높은 그림을 알아냈다"며 "까마귀들의 행동을 통해 우리는 통계적 추론이 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까마귀는 7세 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pixabay>

이 관계자는 "까마귀는 원래 도구를 사용하고 보상 행동도 뚜렷한 아주 영리한 동물"이라며 "7세 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졌다고 여겨지는 까마귀는 덧셈이나 뺄셈과 같은 기본적인 산수도 가능한데, 추상적 추론도 해내는 점은 놀랍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 까마귀의 뇌 크기라고 봤다. 까마귀는 다른 조류와 비교해 몸 대비 뇌가 크다. 특히 인간처럼 전뇌가 발달했다. 전뇌는 다양한 추론과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영역이 분포한다.

조사 관계자는 "까마귀는 뛰어난 지능 덕에 어느 환경이든 빠르게 녹아드는 듯하다"며 "까마귀는 도시 환경에 잘 적응한 몇 안 되는 동물인데, 겨울이 되면 비교적 따뜻한 터널 등 인공물을 이용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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