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북서부 도시 그레이터맨체스터에 분홍색 비둘기가 나타나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누군가 비둘기에 분홍색 페인트를 칠한 것 아니냐는 의견 한편에서는 돌연변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학자들은 이유를 막론하고 분홍색 비둘기가 곧 천적의 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엑스(구 트위터)에는 영국 그레이터맨체스터 베리 시 중심가에 나타난 분홍색 비둘기 목격담이 여럿 올라왔다. 이 비둘기는 다른 개체와 섞여 하늘을 날거나 땅에 내려앉아 먹이를 받아먹다 사람들에게 사진이 찍혔다.  

주민들은 비둘기가 누군가의 몹쓸 장난 때문에 분홍색이 된 것으로 추측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비둘기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전체적으로 분홍색이지만 군데군데 검은색과 회색, 흰색 털이 섞여 있다.

눈에 확 들어오는 분홍색 비둘기는 베리 시 경찰들도 목격했다. <사진=베리 시 경찰 공식 엑스>

현지 경찰은 분홍색 비둘기 목격자들의 신고가 잇따르자 발견 즉시 연락하라고 SNS에 공지를 올렸다. 경찰은 분홍색 비둘기를 포획한 뒤 동물보호 센터에 보내 전문가 분석을 의뢰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페이스북에 분홍색 비둘기 사진과 영상이 올라온 건 9월 중순"이라며 "여러 사진을 시간대별로 나열했을 때 비둘기의 분홍색이 점점 옅어지는 점에서 누군가 장난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2015년에도 페인트를 뒤집어쓴 분홍색 비둘기가 목격됐다. 올해 2월에는 미국 뉴욕에서도 분홍색 비둘기가 거리를 활보하다 동물보호단체에 포획됐다.

다른 개체와 섞여 생활하는 분홍색 비둘기 <사진=Harriet Heywood 엑스>

이와 관련, 영국 왕립조류보호협회(RSPB)는 "비둘기의 색깔이 변한 원인은 염료 등 색소가 든 물질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요한 것은 비둘기가 어떻게 분홍색으로 변했는냐가 아니라 생존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페인트는 새들의 피부 등 신체에 문제를 일으키고 비행 능력을 떨어뜨린다"며 "다른 개체에 비해 도드라지기 때문에 천적에게 쉽게 발견될 위험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레이터맨체스터 경찰은 비둘기를 분홍색으로 칠한 사람이 특정될 경우 동물 학대 혐의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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