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고리는 수억 년 전 위성 2개가 충돌하면서 형성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토성을 상징하는 거대한 고리는 이 행성이 형성될 무렵부터 존재하지 않았으며, 지질학적으로 비교적 최근인 수억 년 전 만들어졌다는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달 말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해당 연구는 영국 글래스고대학교와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학자들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토성 고리가 위성끼리 충돌로 생긴 파편으로 이뤄졌다는 가설을 세웠다. 위성의 크기와 충돌 양상을 바꿔가며 대략 200가지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두 얼음 위성의 충돌로 생긴 파편이 토성의 고리를 만들었고, 이 과정에서 새 위성까지 탄생했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카시니 탐사선이 포착한 토성의 아름다운 고리. 사진 속 위성은 타이탄이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실험 관계자는 "토성의 고리는 주로 얼음으로 이뤄지며 바위는 극소수로 구성된다"며 "얼음 위성들이 충돌하면 각 천체 중심부 암석보다는 그 위의 얼음층이 분산되기 쉬워 토성 고리가 주로 얼음으로 이뤄진 이유와 들어맞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두 위성이 수억 년 전 충돌한 것은 태양 중력으로 위성들의 궤도가 다른 위성과 교차하는 타원 궤도로 변화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토성의 위성도 달처럼 조금씩 주성에서 멀어지는데, 이러한 궤도 변화로 인한 위성끼리 충돌은 얼마든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두 얼음 위성의 충돌이 토성의 고리를 형성한 것은 물론, 새로운 위성도 만든 것으로 추측했다. 실험 관계자는 "토성의 위성 레아의 궤도는 진원에 가깝다. 레아가 두 위성 충돌 전부터 존재했다면 궤도가 불안정해졌을 텐데 어떤 영향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리가 생긴 뒤 탄생한 위성으로 생각된다"고 주장했다.

카시니 탐사선이 촬영한 토성 위성 레아. 태양계 전체 위성 중에서 9번째로 크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번 실험 결과는 그간 학자들이 토성의 고리와 관련해 주목해온 위성이 주로 엔켈라두스였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시뮬레이션 내용은 토성 고리가 생각보다 젊다는 최근 연구들과도 일치한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는 지난 5월 토성의 고리가 불과 4억 년 전 만들어졌다는 관측 보고서를 내놓았다. 

지름 약 1532㎞인 레아는 토성이 거느린 위성 중 두 번째로 크다. NASA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Cassini)'는 지난 2010년 11월 레아 탐사에서 이 위성의 대기권이 산소 및 이산화탄소로 구성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레아에 물 또는 얼음이 존재할 가능성과 연결돼 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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