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충(opposition)을 맞았던 토성이 2025년 3월 또 한 번 변신한다. 토성은 이 무렵 고리가 지구에서 완전히 보이지 않는 시기에 접어든다.

유럽우주국(ESA)은 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오는 2025년 3월 23일 토성의 상징인 웅장한 고리가 사라진다고 밝혔다. ESA는 "토성의 고리는 점차 엷어지고 있으며 이 시기를 기해 100% 보이지 않게 된다"며 "이때 토성은 지구에 대해 바로 옆면을 향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고리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토성의 고리는 적도면과 평행하다. 다만 적도면은 공전궤도면에 대해 26.7°가량 기울어져 토성의 공전에 따라 고리의 모양이 조금씩 달라진다. 즉 토성의 고리는 공전주기인 약 30년마다 달라 보인다.

허블우주망원경이 관측한 토성을 합성한 이미지. 토성의 고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경사각이 달라진다. <사진=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공식 홈페이지>

ESA는 "토성이 지구에서 가장 크고 밝게 관측된 지난 8월 충 당시 고리의 경사각은 약 9°에 불과했다"며 "우주 마니아들은 평소보다 쉽게 토성을 감상할 수 있었지만 아름다운 고리는 희미하게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토성의 공전 주기에 따라 지구에서 볼 때 점점 엷어지는 고리는 2025년 3월 23일 그 경사각이 0°에 이르면서 보이지 않게 된다"며 "고리가 없는 토성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 나름의 매력으로 많은 마니아들이 관측한다"고 덧붙였다.

토성의 고리는 연대나 규모 등 많은 부분에서 관심을 받아왔다. 토성의 고리는 가장 잘 보이는 밝은 부분(A~B 고리)의 폭만 해도 지구 3개를 합친 것보다 크다. 잘 보이지 않는 C~E 고리를 합치면 지구 30개가 들어갈 만큼 거대하다.

목성과 함께 태양계 행성을 대표하는 토성. 아름다운 고리는 점점 소멸해 가는 것으로 여겨진다.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ESA는 "두께가 평균 100m 안팎인 토성의 고리는 경사각이 0°일 때 무려 15억㎞ 떨어진 지구에서 안 보이는 것이 정상"이라며 "그 기울기가 최대가 되는 2032년에는 반대로 뚜렷하고 아름다운 토성의 고리를 만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성의 고리는 그 탄생 배경이나 소멸 시기를 둘러싸고 연구가 활발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9월 공개한 관측 보고서에서 토성의 고리는 수억 년 전 위성 2개가 충돌하면서 형성됐다고 주장했다. 그보다 앞선 올해 5월 미국 콜로라도대학교는 토성의 고리가 불과 4억 년 전 만들어졌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아 주목받았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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