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들은 별의 '세대'를 구분하기 위해 '항성 종족(stellar population)'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는 별의 나이와 화학 구성 등을 기준으로 하는 구분법으로, 종족I 및 종족II 두 가지로 구분된다. 이중 나이가 더 젊은 쪽은 종족I이다.

특히 별의 화학 구성은 종족 구분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된다. 별이 생성되기 이전에는 무거운 원소가 없었기 때문이다.

초기 우주는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이뤄진 일종의 흐린 수프 상태였으며, 최초의 별이 만들어지며 코어에서 열핵융합 과정을 거쳐 무거운 원소가 생성됐다. 수소는 헬륨과 융합하고, 그 다음 탄소와 융합하고 철과 섞이는 과정까지 진행된다.

핵이 완전히 철로 이뤄지고 더 융합할 핵에너지가 부족하면, 그 별은 초신성이 된다. 초신성 폭발은 융합된 물질을 공간으로 분출한다. 이 폭발은 금이나 은, 토륨,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원소를 형성하는 일련의 핵반응을 만들어낸다. 이런 물질을 포함하는 구름으로부터 생성된 별은 이전에 탄생한 별보다 금속을 더 많이 포함한다.

SPLUS J2104-0049와 같은 적색거성 'L2 Puppis' <사진=유럽우주국(ESO), Digitized Sky Survey 2>

우리의 태양도 무거운 원소, 즉 금속을 많이 포함하는 종족I에 해당한다. 과학자들은 별에서 방출되는 빛의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별에 포함돼 있는 탄소와 철, 산소, 마그네슘, 리튬 등의 존재량을 식별하고, 이를 통해 별의 종족을 구분한다.

종족II에는 우주 초기에 만들어진 긴 수명을 가진 별들이 포함된다. 이들은 포함한 금속도 적다. 이런 별들을 'UMP 별(Ultra-Metal-Poor stars)'이라고 부른다.

UMP 별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종족III의 별을 찾아내는 단서이기 때문이다. 종족III에 속하는 별은 이론상 존재하리라 예측됐으나, 실제 존재한다는 관측 결과는 지금까지 얻지 못했다. 종족III 별은 질량이 태양의 수백 배에 달하며 고온에다 수명이 짧았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학재단(NSF)의 국립 광학-적외선 천문학 연구소(NOIRLab) 학자들은 UMP 별 중 가장 오래됐을지도 모르는 별을 찾아냈다고 12일 천체물리학 저널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구에서 1만6000광년 떨어진 적색거성 'SPLUS J210428-004934'가 UMP 별에 해당하는 낮은 금속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협대역 측광(narrowband photometry)을 사용해 발견했다. 특히 이 별은 이제까지 발견된 34개의 UMP 별 중 탄소 함유량이 가장 작았는데, 이는 종족III와 가장 긴밀한 관계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별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연구팀은 이론적 모델링을 수행했다. 그 결과 이번에 발견된 UMP 별과 같은 화학 구성은 태양 질량의 29.5배에 해당하는 종족III 초신성의 폭발로 잘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만 가장 이상적인 모델링 결과는 SPLUS J210428-004934보다 실리콘 성분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불일치는 이번 UMP 별 말고도 더 오래된 종족II 별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종족III 별에 대한 이해를 향상하고 우리 은하에 여전히 존재할 UMP 별의 발견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채유진 기자 eugen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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