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의 낮쪽 대기에도 산소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연구팀은 7일 공개한 관측 보고서에서 금성의 낮 부분의 대기에도 밤 부분과 마찬가지로 산소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DLR은 NASA와 공동으로 지난해 9월까지 운용한 성층권 적외선 천문대 소피아(SOFIA)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 금성의 낮 쪽에서 산소를 탐색했다. 보잉의 747-SP 항공기를 개조한 소피아가 세 차례에 걸쳐 금성의 낮과 밤 및 그 경계선 등 17곳을 조사한 데이터가 동원됐는데, 전체에서 원자상 산소가 검출됐다.

금성 대기에 산소가 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알려진 사실이지만 실제 감지된 것은 밤 부분뿐이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금성의 대기 역학과 그 순환 패턴을 이해하는 힌트이자 향후 금성 미션에 관련된 유용한 정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아카츠키 탐사선이 2016년 촬영한 금성 <사진=JAXA 공식 홈페이지>

금성은 크기와 밀도가 지구를 많이 닮았다. 지구에는 풍부한 물이 있고 다양한 생명체가 존재하는 반면 금성은 대기의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이뤄지며 그로 인한 온실효과로 평균기온이 460℃나 된다. 두꺼운 이산화탄소 구름에서는 산성비가 쏟아진다.

조사 관계자는 "금성의 구름 아래에서는 시속 약 700㎞의 돌풍이 불 수 있다. 지구에서 관측된 가장 빠른 태풍의 풍속이 시속 약 407㎞ 임을 감안하면 대재앙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금성이 왜 지구와 이렇게 다른지 뚜렷한 이유는 아직 모른다. 서로 닮은 행성이 어느 시점에서 달라져 버렸는지 이해하기 위해 산소는 결정적인 퍼즐 조각과 같다"고 덧붙였다.

기체 뒷부분에 구경 2.7m 반사망원경을 탑재한 소피아. 막대한 운용비 때문에 2022년 퇴역했으며 지금은 박물관에 있다. <사진=DLR 공식 홈페이지>

금성의 낮 부분에서 산소가 발견됐다 해도 인간이 호흡하도록 해주는 산소 원자가 2개 붙은 분자상 산소와는 다르다. 원자상 산소는 산소 원자가 1개인 상태로 존재하므로 다른 원자와 바로 반응한다. 지구는 대기 높은 곳에 원자상 산소가 존재하며 태양빛에 의해 광분해 된다.

조사 관계자는 "원자상 산소가 가장 풍부한 곳은 금성의 지표면에서 100㎞ 높이"라며 "70㎞ 이하의 금성 대기는 자전과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고도 120㎞ 이상의 대기는 태양 쪽에서 그 반대편으로 흐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자상 산소가 가장 많은 곳은 서로 다른 패턴으로 순환하는 두 대기의 사이였다"며 "원자상 산소를 잘 활용하면 금성의 대기 순환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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