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탐사선 루시(Lucy)의 첫 관측 대상 딩키네시(Dinkinesh)가 접촉 쌍성(contact binary)을 위성으로 거느린 사실이 확인됐다. 접촉 쌍성은 질량 교환이 이뤄지는 기묘한 천체로 관측 사례가 드물어 학계가 주목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공식 채널을 통해 탐사선 루시가 촬영한 딩키네시와 그 위성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미지는 지난 2일 오전 2시경 딩키네시에서 약 1630㎞ 떨어져 플라이 바이(근접 통과) 중이던 루시가 고해상도 망원 카메라 L'LORRI로 촬영했다.

아래 사진의 왼쪽에 자리한 소행성이 딩키네시, 오른쪽에 위치한 것이 이번 근접 비행에서 처음 확인된 딩키네시의 위성이다. 특이한 점은 위성이 2개의 물체가 접촉한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루시가 플라이 바이 과정에서 촬영한 소행성 딩키네시(왼쪽). 오른쪽의 작은 두 위성은 접촉 쌍성으로 판단된다.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이와 관련, NASA 관계자는 "아무래도 딩키네시는 접촉 쌍성, 즉 서로 접촉한 2개의 소행성을 위성으로 달고 다니는 것 같다"며 "접촉 쌍성은 관측 사례가 별로 없고 이 정도 정밀한 사진을 찍은 적도 드물다"고 전했다.

딩키네시가 위성을 가졌음은 이미 2일 NASA가 공식 채널을 통해 발표했다. 다만 이 위성이 접촉 쌍성이라는 사실은 시차를 두고 뒤늦게 확인됐다.

접촉 쌍성은 항성 간의 거리가 지나치게 가까워 표면 일부가 붙거나 거의 합쳐져 가스 외층을 공유하는 쌍성을 일컫는다. 큰곰자리 등 일부 영역에서 확인되는데 직경이 1㎞도 되지 않는 딩키네시 같은 소행성의 작은 위성에서 이런 특징이 확인된 것은 이례적이다.

소행성대 11개 소행성을 관측하는 루시 탐사선 <사진=NASA 공식 홈페이지>

NASA는 루시가 첫 탐사부터 값진 정보를 지구로 보내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루시는 목성 트로야군 소행성을 들여다보기 위해 개발됐다. 목성 트로야군은 태양을 도는 소행성 그룹 중 하나다. 태양과 목성의 중력이나 천체에 가해지는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점 중 목성 공전 궤도상에 있는 L4점 부근(공전하는 목성 전방)과 L5점 부근(공전하는 목성 후방)으로 나뉘어 소행성이 분포한다.

2021년 10월 발사된 루시는 2년 만인 이달부터 본격적인 관측에 나섰다. 오는 2033년까지 12년간 소행성대를 공전하는 10개 소행성을 순차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었는데, 딩키네시가 나중에 발견되면서 관측 대상이 11개로 늘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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