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는 1㎝에 불과하지만 어마어마하게 큰 소리를 내는 투명한 담수어에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물고기가 내는 소리의 크기는 무려 총성과 맞먹는다.

독일 젠켄베르크 자연사 박물관(SNHC)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무려 140데시벨(dB)의 큰 소리를 내는 잉엇과 담수어 다니오넬라 세레브럼(Danionela cerebrum)을 소개했다.

미얀마 개울에 서식하는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은 성체의 몸길이가 고작 1㎝ 정도다. 이 작고 연약해 보이는 물고기의 수컷이 내는 소리는 총성이나 에어드릴, 제트기 이륙 소음과 맞먹는다.

2021년 미얀마 하천에서 처음 발견된 다니오넬라 세레브럼. 수컷의 경우 독특한 소리 기관을 이용해 최대 140dB의 소리를 낸다. <사진=SNHC 공식 홈페이지·랄프 브리츠>

자연계에는 사실 큰 소리를 내는 동물이 몇 존재한다. 딱총새우가 집게발로 충격파를 낼 때 소리는 최대 250dB에 이른다. 뉴질랜드 고유종 앵무새 카카포는 짝짓기 시즌 130dB의 울음소리를 내고, 코끼리가 긴 코로 내는 소리는 120dB을 간단하게 넘는다.

다만 물고기, 게다가 1㎝ 정도로 작은 생선이 140dB의 소리를 내는 것은 전례가 없다. SNHC 어류학자 랄프 브리츠 박사는 "두꺼비고기목 미드십맨피시 수컷은 암컷을 유혹할 때 130dB의 소리를 낸다"면서도 "척추동물로 뇌가 가장 작은 것으로 알려진 잉엇과 치고는 상상 이상의 큰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희한한 담수어는 2021년 미얀마의 탁한 개울에서 처음 발견됐다. 몸이 전체적으로 투명하고 아무리 커도 1.3㎝를 넘지 않지만 10~12㎜ 거리에서 코끼리보다 큰 140dB 넘는 소리를 낸다.

연구팀은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이 소리를 내는 구조를 알아보기 위해 마이크로CT 등을 통한 검사를 진행했다. 유전자 분석까지 진행한 연구팀은 수컷이 드럼과 같은 연골에 특수한 갈비뼈, 강인한 근육으로 구성된 독특한 사운드 시스템을 가졌다고 결론 내렸다.

랄프 브리츠 박사는 "다니오넬라 세레브럼은 드럼 같은 연골을 쥐어짜 순간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부낭을 향해 발사해 펄스를 발생시킨다"며 "연속해서 발생한 펄스는 좁다란 근육 틈을 빠져나가며 소리가 증폭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작은 담수어가 독특한 소리 기관을 가진 이유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진화라고 판단했다. 랄프 브리츠 박사는 "이 물고기는 시야가 좁은 환경에서 수컷끼리 경쟁하기 위해 보다 큰 소리를 내도록 진화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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