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차량 안에 홀로 멀쩡하게 남은 스탠리(Stanley) 텀블러가 최근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해 준 운전자에 회사가 통 큰 선물을 건넨 사실만큼이나 텀블러 내구성의 비밀에도 관심이 쏠렸다.

화재가 난 차량 속의 텀블러는 110년 역사를 가진 스탠리 사의 H2.0 진공 퀜처 라인의 제품이다. 회사에 따르면 이 제품은 8℃ 이하에서 약 6시간 동안 보온·보냉 기능을 유지한다. 불탄 차량 안에 남은 텀블러 안에 얼음이 동동 떠있던 것도 이 기능 덕이다.

불에 탄 차량 콘솔박스에 멀쩡하게 놓인 텀블러. 내부의 얼음도 녹지 않았다. <사진=인스타그램>

차량이 모두 불탈 정도의 화재는 아니었고 텀블러가 스테인리스 재질이라 멀쩡한 건 사실 그리 놀랍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차량 내장재가 녹아내릴 만한 열기에도 얼음까지 멀쩡하게 남은 것은 텀블러의 뛰어난 보냉 기능을 잘 보여준다는 데 많은 이들이 동의한다.

스탠리는 미국의 유명한 물리학자이자 전기공학자 윌리엄 스탠리 주니어가 발명했다. 변압기를 비롯해 다양한 전기 장치를 개발해 특허만 129개를 따낸 윌리엄 스탠리 주니어는 1913년 강철로 된 진공병을 만들어냈다.

스탠리 보온병의 역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 중에서 <사진=Yau Yau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Stanley History Wall Video EN' 캡처>

진공 보온·보냉병 특허까지 출원한 윌리엄 스탠리 주니어는 내친김에 회사를 설립했고 현재에 이른다. 현재 스탠리가 만드는 텀블러는 90%가 재활용한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한다. 라인업 대부분이 내부를 진공 이중 단열 구조로 설계한다. 이렇게 하면 보온 및 보냉 기능이 오래간다.

스탠리 텀블러는 최근 미국의 한 여성이 불탄 차량 내부 사진을 SNS에 올려 화제가 됐다. 핸들과 시트 등 내부가 불탄 가운데 콘솔박스에 멀쩡하게 남은 텀블러 사진을 수천만 명이 공유했다. 여성은 "텀블러를 흔들자 채 녹지 않은 얼음 소리가 났다"고 놀라워했고, 스탠리 측은 내구성을 홍보해 준 여성에 새 텀블러와 차량을 선물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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