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6개가 궤도 공명하는 희귀한 행성계가  태양계 밖에서 발견됐다. 

미국 시카고대학교와 일본 도쿄대학교가 포함된 국제 연구팀은 29일 공개한 조사 보고서에서 머리털자리 방향으로 약 100광년 떨어진 HD 110067 행성계를 소개했다.

이 행성계는 태양보다 조금 작은 항성 HD 110067과 외계행성 6개로 구성된다. 각 행성은 모두 10억 년 이상 궤도 공명을 유지하고 있다. 궤도 공명이란 어떤 천체를 도는 두 위성이 중력을 통해 상호작용한 결과 공전주기 비율이 2:1이나 3:2 등 단순한 정수비에 근접하는 현상이다.

가운데 항성 HD 110067을 도는 6개 외계행성. 서로 궤도공명을 이루고 있다. <사진=유럽우주국(ESA) 공식 홈페이지>

연구에 참여한 시카고대 행성학자 라파엘 루케 교수는 "HD 110067 행성계는 오래전부터 거의 변화하지 않은 원시적인 행성계 배치를 보여주는 우주의 화석"이라며 "6개 행성은 박자를 맞추는 악기들처럼 정확히 동기화된 공전주기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천체의 궤도 공명은 목성에서도 확인된다. 가니메데가 목성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에우로파는 두 바퀴, 이오는 네 바퀴 돈다. 세 위성의 공전주기 비율은 1:2:4다. 이러한 3개 이상 천체의 공전 주기가 단순한 정수비가 되는 것을 라플라스 공명이라고 한다.

라파엘 루케 교수는 "궤도 공명하는 항성과 행성 또는 행성과 위성은 전에도 확인됐지만 HD 110067과 같이 무려 6개 행성이 공명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고 말했다.

항성 HD 110067과 6개 행성의 공전주기 비율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항성 HD 110067이 행성을 거느렸다는 사실은 2020년 확인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테스(TESS) 우주망원경은 HD 110067에 위성 두 개 이상이 존재할 가능성을 포착했다. 한쪽 행성의 공전주기는 5.642일로 계산됐지만 다른 행성의 공전주기는 불확실했다.

HD 110067을 공전하는 행성들의 비밀을 벗기기 위해 국제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외계행성 망원경 케옵스(Cheops)를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HD 110067의 행성은 2개가 아니라 모두 6개이며, 서로 공명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항성 HD 110067을 공전하는 6개 외계행성 궤도의 기하학적 구조 <사진=ESA 공식 홈페이지>

라파엘 루케 교수는 "행성들의 공전주기는 가장 안쪽부터 차례로 9.11일, 13.67일, 20.52일, 30.79일, 41.06일, 54.77일"이라며 "6개 행성이 궤도 공명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이번 것을 포함해 3개밖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희귀한 행성계의 모성은 관측하기 적당한 거리와 밝기를 가졌고 대부분의 행성에는 대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천문학계가 주목하는 미니 해왕성 이론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을 이용한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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