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건설을 위해 의도적으로 수몰한 600년 역사의 중국 도시 사자성(獅城)이 60년간 원형을 잘 보존했다는 최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과학원이 발간하는 중국국가지리는 최신호를 통해 1950년대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수몰된 사자성의 현재 상태를 집중 조명했다.

사자성은 중국 저장성 천도호 수면 아래 시간이 멈춘 듯 잠들어 있다. 중국판 아틀란티스로 유명한 사자성을 수중 조사한 중국과학원은 보존 상태가 양호해 수몰 당시와 달라진 점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사자성은 약 900㎢ 규모의 인공 호수 천도호 수면 약 4m 아래 잠겨 있다. 600년 전 중국 도시의 특성을 잘 간직한 건축물의 집합 유산으로 평가된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 도시가 처음 생긴 것은 서기 25년에서 200년 사이 한나라 때다. 618년에서 907년 사이 당나라 때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다.

중국 저장성 천도호 수심 약 4m 아래에 잠들어 있는 사자성 <사진=CDub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Scuba Diving the Underwater Ancient Ruins of Shi Cheng (Lion City) at Qiandao Lake in China' 캡처>

중국과학원 관계자는 "사자성의 탄생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지지만 1368년에서 1912년 명나라와 청나라 때 전성기를 맞았다는 점에는 많은 전문가가 의견을 같이 한다"고 전했다.

이어 "멋진 건축물과 구조물이 들어찬 사자성은 1959년 신안강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수몰됐다"며 "오래된 도시 사자성에서 조상 대대로 살아온 주민 약 30만 명이 대이동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사자성은 고도성장에 매달린 중국인들의 기억에서 한때 잊힌 곳이었다. 2001년 중국 정부가 지리·역사·문화 전문가로 구성된 원정대를 조직해 수중 도시를 재발견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중국과학원 관계자는 "약 20년에 걸친 사자성 탐사 과정에서 수중 촬영한 고화질 사진들은 사자성의 타임캡슐 구축에 사용됐다"며 "담수에 잠긴 사자성은 빛과 산소에 노출되는 일이 비교적 적어 유적의 보존 상태는 놀라울 정도로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60년 넘게 물에 잠겼어도 보존 상태가 양호한 사자성의 건축물 벽면 장식 <사진==CDub 유튜브 공식 채널 영상 'Scuba Diving the Underwater Ancient Ruins of Shi Cheng (Lion City) at Qiandao Lake in China' 캡처>

중국의 고대 도시는 전통적으로 사방에 맞춰 출입구 4개를 설치한다. 사자성은 드물게 출입구 5개를 가졌고 사자와 용, 봉황, 사슴 등 다양한 동물 석상이 남아있다. 1777년 작성한 비문도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이 신비로운 유적을 일반에 개방한 상태다. 다만 유적에 대한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도시가 수중에 자리한 만큼 자격을 갖춘 전문 다이버들에 한해 방문을 허용한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된 사자성을 향후 어떻게 관리할지 고심하고 있다. 중국과학원 관계자는 "물속에 유적을 계속 둘지, 물을 다 뺀 뒤 복원할지 조만간 결정해야 한다"며 "아무래도 수중에서 유적을 이대로 유지해 나가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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