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대한 심리적 인식이 실제 상처의 치료 속도에 영향을 준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인식이 비록 조작에 의한 것일 경우에도 치료 시간이 변하는 점에 학계가 주목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팀은 17일 공개한 실험 보고서에서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났다고 느끼는 사람의 상처 치유 속도가 올라간다고 주장했다.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로, 이런 일이 가능한 확실한 구조는 아직 불명확하다.

연구팀은 시간에 관련된 사람의 심리가 질병의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봤다. 부항 요법에 익숙한 남녀 피실험자를 모은 연구팀은 각자 같은 부위에 부항 치료를 받게 하고, 특유의 검붉은 자국이 사라지는 시간을 측정했다.

시간에 대한 인식은 비록 조작에 의한 것일지라도 상처의 치유 속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ixabay>

각 피실험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28분으로 같았다. 다만 연구팀이 타이머 속도를 임의로 조작했기 때문에 피실험자들은 ▲28분 ▲14분(실제 시간의 절반) ▲56분(실제 시간의 2배) 등 서로 다른 시간동안 부항 자국이 사라지기를 기다렸다.

그 결과 피실험자가 더 오랜 시간이 지났다고 느낄 때 부항 자국이 보다 빨리 사라졌다. 반대로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한 피실험자의 부항 자국은 그만큼 늦게 사라졌다.

실험 관계자는 "사람의 마음과 몸은 서로 연결돼 있다"며 "이번 연구는 우리의 건강에 대해 알려면 몸과 마음의 일체성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주장했다.

시간이 실제보다 많이 흘렀다고 착각한 피실험자의 부항 자국은 다른 경우보다 빨리 사라졌다. <사진=pixabay>

이어 "지금까지 마음이 육체 건강에 미치는 작용은 스트레스 여부와 면역 기능 등 일부 요소에 지나치게 편중됐다"며 "우리 연구는 시간 같은 추상적 개념을 대입하더라도 마음과 몸의 일체성을 보워준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에 드러난 사실이 일어나는 구체적인 이유, 특히 심리가 몸의 질병 치료에 관여하는 구조를 자세히 알아볼 예정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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