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도 나오는 동전 던지기는 사실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이 50 대 50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월드컵 등 국제 대회에도 적용되는 동전 던지기가 실은 공평하지 않다는 주장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실험 보고서를 통해 동전을 던져 앞면 또는 뒷면이 나올 확률은 정확히 50 대 50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무려 동전을 35만 회 던진 끝에 약간의 편향이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연구팀은 미국 수학자 퍼시 다이아코니스(78)가 2007년 논문에서 주장한 동전 던지기의 편향성에 주목했다. 전직 마술사로 하버드대학교에서 공부한 퍼시 다이아코니스는 동전이 앞면 또는 뒷면으로 떨어질 확률은 완전히 같지 않으며, 손가락으로 튕기기 전 위로 향한 면이 그대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다.

동전 던지기는 튕길 때 하늘을 향한 면이 그대로 위를 보며 떨어질 확률이 미세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퍼시 다이아코니스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동전 던지기를 무려 35만 번 반복했다. 실험 참가자 48명을 모으고 46개국에서 통용되는 동전을 정확히 총 35만757회 튕겼다. 앞면과 뒷면 어느 쪽이 나오는지는 따지지 않고 퍼시 다이아코니스의 주장에 근거, 튕길 때 면이 그대로 위를 향해 떨어질 확률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손가락으로 튕기기 전 하늘로 향한 면이 그대로 나올 확률은 50.8%였다. 실험 관계자는 "동전 던지기에서 앞이나 뒤가 될 확률은 50 대 50으로 완전히 같지 않았다"며 "오래전부터 동전 던지기는 공평한 게임으로 여겨졌지만, 미세하게나마 편향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킬러 안톤 슈거(하비에르 바르뎀). 동전 던지기를 제안해 무고한 이를 살해할지 결정하는 사이코패스다. <사진=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스틸>

이 관계자는 "동전 던지기 확률에 관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동전을 튕길 때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에만 주목했다"며 "처음에 동전이 어떤 면을 향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한 다이아코니스의 의견이 멋지게 적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술사 시절 숱하게 동전을 만져본 퍼시 다이아코니스는 공중에 뜬 동전에서 회전하는 물체의 회전축 방향이 바뀌는 세차운동을 발견했다. 퍼시 다이아코니스는 이 영향으로 처음 위를 향한 면 그대로 동전이 낙하할 확률이 대략 51%라고 생각해 왔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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