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는 나무에 자신의 냄새를 묻혀 다른 개체와 활발하게 교류할 정도로 사교적인 동물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공개한 관찰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팀은 중국 쓰촨성 와룡자연보호구역에 서식하는 판다들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각자 냄새를 사람의 SNS처럼 사용한다고 결론 내렸다.

용인 에버랜드의 간판스타 푸바오 덕에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판다는 원래 혼자 있기를 즐기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의외로 동료들과 어울릴 줄 알며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았다.

판다는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보내며 대나무를 씹어 먹는 이미지가 강하다. <사진=pixabay>

판다의 의사소통 방법을 조사한 연구팀은 냄새, 특히 판다의 배설물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판다들이 나무에 자신의 냄새를 마킹하고, 이를 이용해 가족이나 동료들의 근황을 파악하고 서로 교류할 가능성을 알아냈다. 

조사 관계자는 “하루 몇 시간씩 홀로 묵묵히 대나무를 먹는 판다지만 이번 연구를 보면 아무래도 완전한 아웃사이더는 아닌 듯하다”며 “판다들은 자주 나무에 자신의 냄새를 문지르고, 다른 개체들이 이를 이용해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판다를 가까이서 자세히 관찰하기는 어려운데, 우리가 단서로 삼은 것은 배설물 냄새”라며 “판다는 하루에도 90~100회나 똥을 싼다. 이는 스스로 존재를 증명하고 정보를 널리 알리는 중요한 행위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판다들은 나무에 배설물 등 자신의 체취를 묻히며, 이를 동료들이 분석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pixabay>

연구팀이 이런 확신을 갖게 된 이유는 DNA다. 연구팀은 판다가 사는 숲을 수개월째 돌며 막 배설한 따뜻한 똥을 모아 DNA를 추출했다. 여기서 얻은 정보를 이용해 냄새가 마킹된 나무 주변의 판다를 특정하고 그 혈연관계를 밝혀냈다.

조사 관계자는 “판다들은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냄새로 정보를 공유하고 나름의 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며 “나무에 마킹된 배설물 냄새를 통해 가족이나 친구의 상황을 아는 것은 인간이 SNS로 소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판다가 사람의 SNS처럼 같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비동기형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쓰는 점은 의외라는 입장이다. 판다는 다른 개체가 남긴 배설물 냄새를 맡아 몸 상태를 판단하고, 심지어 낯선 상대의 성별이나 몸의 크기, 짝짓기 준비가 됐는지까지 읽어내는 똑똑한 동물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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