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세계 바다를 떠다니는 어선 중 70% 이상은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위성 데이터의 인공지능(AI) 분석 결과 밝혀졌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불법 어업 활동을 감시하는 글로벌 피싱 워치(Global Fishing Watch, GFW)는 약 2000TB(테라바이트)의 위성 데이터를 AI로 분석한 결과 어선의 4분의 3, 수송선·에너지선의 4분의 1이 공적으로 추적되지 않는다고 최근 전했다.

GFW는 2017~2021년 축적된 인공위성 이미지와 범지구적위치결정시스템(GPS)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킨 뒤 바다 위에 뜬 물체를 97% 정확도로 분류했다. 그 결과 어선의 약 70%, 수송선 및 에너지선의 약 25%의 추적이 불가능했다.

GFW는 이런 배들이 100% 불법 활동에 동원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소재가 불분명한 선박은 지구촌의 중요한 자원인 바다의 관리를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세계 바다를 떠다니는 선박들 중 어선의 70%, 수송선 및 에너지선의 약 25%는 암선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글로벌 피싱 워치 공식 홈페이지>

이번 연구는 지구상의 거의 모든 도로와 건물을 기록한 상세한 지도가 있는 육지와 달리 사각지대가 많은 바다의 시각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에 참여한 GFW 관계자는 “AI의 분석 결과 바다에는 평균 6만3000척의 선박이 떠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절반 가까이가 어선이고 72~76%가 공적 추적 시스템으로 감시되지 않았다. 또한 이런 배가 많은 곳은 아프리카나 남아시아의 근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재 파악이 불가능한 암선을 확인하는 것은 해양자원의 적절한 관리에 필수”라며 “AI를 결합한 최신 기술은 해상의 잠재적 불법 활동의 핫스팟을 보여주며, 전통적인 소규모 어장이나 타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 침입하는 산업 어선을 식별해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각종 선박의 위치를 알아내는 것은 해양 자원의 효율적 사용과 보전에 중요하다. <사진=pixabay>

불법 어업은 한 국가의 어업 자원 관리를 상당히 어렵게 만든다. 이는 세계 전체의 식량 공급을 위태롭게 하고 멸종이 우려되는 해양 생물도 위험에 빠뜨린다. 어선의 활동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되면 이런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배의 위치는 자동선박식별장치(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 AIS) 등을 통해 추적한다. 다만 이를 모든 배가 의무적으로 탑재하는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장치가 꺼질 수도 있다. 따라서 암선이 반드시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지만 선박의 위치 데이터를 공개함으로써 모든 것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는 전부터 높았다.

GFW 관계자는 “인신세의 발자취는 이제 지상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해양산업의 상황을 보다 완벽하게 파악함으로써 어업·해운·석유·가스와 같은 기존 산업 활동뿐만 아니라 해상·풍력발전 및 양식·채굴과 같은 새로운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불법행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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