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의 구름에 포함된 자외선 흡수 물질은 두 종류의 황산철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와 거의 같은 지름과 질량을 가진 금성은 대기 환경이 크게 달라 많은 학자들이 주목해 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팀은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관측 보고서를 공개했다. 금성은 자외선 관측 시 특정 파장에서 반점이 발견되며, 이는 구름에 포함된 물질이 자외선을 흡수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정체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금성의 대기는 90% 이상이 이산화탄소로 구성되고 표면 기압은 지구의 90배에 달한다. 금성을 자외선으로 관측할 때 어둡게 비치는 반점 구조는 주로 48~65㎞ 고도의 구름 속 물질이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금성과 아카츠키 탐사선의 상상도 <사진=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홈페이지>

연구팀은 금성 탐사선 '아카츠키' 등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다양한 물질이 포함된 황산 용액을 합성, 금성의 구름을 재현했다. 이를 이용해 자외선 흡수 파장을 조사한 결과 2가지 황산철 화합물이 드러났다.

조사 관계자는 "48~65㎞ 고도는 아주 뜨거운 하층부와 빛이 지배적인 상층부의 중간 영역으로 금성의 대기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다"며 "자외선을 흡수하는 물체는 후보가 워낙 많았는데, 그 성분을 특정하기 위한 실험이 마침내 성공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금성의 구름에 철과 황이 많이 포함됐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실험을 기획했다. 다양한 농도의 황산에 황산철을 녹인 용액을 금성에 닿는 태양빛을 재현한 광원으로 비추면서 어떤 파장의 자외선을 흡수하는지 들여다봤다.

아카츠키의 자외선 관측 정보를 토대로 작성된 금성의 최신 이미지 <사진=JAXA 공식 홈페이지>

조사 관계자는 "실험 결과 롬보클레이스(Rhomboclase)와 황산제2철 등 2가지 황산철이 금성의 자외선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황산에 대한 중량비는 모두 약 1%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연구는 금성 대기의 화학 조성에 관련된 큰 성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황산철은 염화철과 같이 날아가기 쉬운 다른 철 화합물과 반응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구조가 정확하지 않고 금성의 상공에 무거운 철을 공급하는 메커니즘 역시 알 수 없어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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