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멸종 위기에 몰린 코뿔소를 살릴 획기적인 방법이 나올지 주목된다. 체외수정을 통한 흰코뿔소 아종의 임신이 세계 최초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국제 멸종 위기 동물 보호 프로젝트 바이오레스큐는 2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북부흰코뿔소(Northern white rhinoceros)의 체외수정이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바이오레스큐는 북부흰코뿔소 암컷에 같은 종의 배아(초기 단계 수정란)를 이식했다. 이곳 관계자는 "코뿔소의 임신 기간은 16개월인데, 대리모 역할을 맡은 개체가 임신과 무관한 세균 감염으로 2개월 만에 죽고 말았다"며 "이런 난관에도 확인된 배아 이식과 초기 임신 성공 정보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살릴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부흰코뿔소는 고령의 암컷 두 마리만 남은 상황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pixabay>

바이오레스큐는 조만간 이 코뿔소 배아를 남부흰코뿔소(Southern white rhinoceros)의 대리모 개체에 이식할 예정이다. 북부흰코뿔소나 남부흰코뿔소 모두 흰코뿔소의 아종으로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배아는 순조롭게 자랄 가능성이 높다.

북부흰코뿔소는 지구상에 남은 수컷은 없고 올해 35세와 24세가 된 암컷 두 마리가 남았다. 이 종의 평균수명이 40세인 만큼 모두 고령이다. 2009년 체코 동물원에서 케냐로 온 이들 암컷 북부흰코뿔소는 현재 올페제타 보호구역에 마련된 울타리에서 무장 경비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살고 있다.

바이오레스큐에 따르면 일찍이 아프리카 중앙부에는 다수의 코뿔소가 서식했으나 최근 수십 년간 개체 수가 꾸준히 감소했다. 코뿔소를 상징하는 뿔은 인간의 손톱과 같은 물질인데,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약효 루머가 떠돌고 일부 아프리카 부족의 의식에 사용되면서 5종의 코뿔소가 집중 피해를 입었다. 특히 흰코뿔소 아종들의 타격이 심각하다.

동물학자와 생물학자 등이 참여하는 비영리단체 바이오레스큐 <사진=바이오레스큐 공식 홈페이지>

세계의 동물학자 및 과학자들은 2009년부터 코뿔소를 구하기 위해 뭉쳤다. 북부흰코뿔소 복원에 참여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경우, 아프리카에서 활동한 소속 사진작가들이 축적한 정보와 자료를 아낌없이 내놓았다.

바이오레스큐 관계자는 "현재 북부흰코뿔소 아종 배아를 약 30개 만들어 보존하고 있다"며 "최종적인 목표는 북부흰코뿔소 새끼를 생산하고 잘 키워내 원래 살던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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